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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함양군 군민들이 2012년 백암산 정상에서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염원하는 해맞이 행사를
개최했다. 국제신문DB |
- 선출직 단체장들 연임 노려
- 무리한 밀어붙이기 속출
- 사천, 부지 매입 실패하자
- 하부역 승하차 폐지 '황당'
- 함양·산청 '지리산 단일화'
- 6·4선거 의식 논의도 못해
- "단체장 치적 쌓기용 안 돼"
케이블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아니면 '골칫덩어리 고철'일까.
경남도내 일부 지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케이블카 설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문화관광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점을 케이블카를 통해 메워보자는 취지다. 여기에는 개통 5년여 만에 누적탑승객 700만 명을 돌파한 경남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의 성공 사례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선출직 자치단체장들은 경제적 가치도 가치려니와, 연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치적거리로 케이블카 설치에 매달리는 모양새다.
그러나 통영은 통영일 뿐이다. 도내 지자체들은 경제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데다 환경파괴 우려까지 나오면서 난관에 봉착해 있다. 미륵산 케이블카의 '성공'만 바라봤을 뿐, 그 성공에 이르기까지 겪었던 숱한 시행착오는 배우지 않은 셈이다.
■주먹구구식 계획은 실패를 부른다
현재 경남도내에서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고 있는 곳은 사천시, 산청·함양·하동군이다. 밀양에서는 이미 얼음골 케이블카가 가동 중이다. 이 가운데 사천을 제외하고는 아직 정부의 승인조차 받지 못했다. 말 그대로 계획일 뿐이다. 공사가 진행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자체가 승산이 없는데도 약속 위반에 대한 부담을 의식해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12년 환경부로부터 유일하게 케이블카 설치 승인을 획득한 사천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당초에는 통영의 미륵산 케이블카처럼 바다를 가로지르는 데다 사활을 걸고 반대하는 환경단체도 없어 사업 추진이 수월할 것처럼 보였다.
문제는 다른 데서 터져 나왔다. 사천시는 예산난으로 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가 환경부의 승인이 떨어지자 부랴부랴 토지 매입에 나섰다. 그러나 지주들이 매각하지 않는 바람에 난관에 봉착했다. 초양도에 들어설 예정이던 하부역사는 예상부지의 절반밖에 구하지 못했다.
사천시는 급기야 실안동에 중간 기착지를 만든 뒤 이곳에서 관람객을 태워 승하차없이 하부역사에 들렀다가 곧바로 상부역사인 각산으로 오른다는 황당한 방식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케이블카가 선박을 피해 안전하게 창선삼천포대교 인근을 지나기 위해서는 당초 예상과 달리 중간기착지 높이가 68.44m가 돼야 한다는 점도 사천시를 곤혹스럽게 하는 부분이다. 이 경우 사업비 인상이 불가피한 데다 새로 환경성 검토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사천시는 착공 시기를 계속 미루다 최근 6월로 잠정 확정했지만 이것도 지켜질지 미지수다.
■섣부른 추진에 주민 갈등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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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지역 시민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지리산 성삼재에서 2012년 '지리산 케이블카 백지화 공동행동'
발족식을 열었다. 국제신문DB |
함양과 산청군의 상황은 사천시에 비할 바가 못 될 만큼 절박하다. 지리산을 둘러싸고 있는 영호남 자치단체 4곳이 저마다 독자적으로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다 2012년 환경부로부터 모두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대신 환경부는 4개 시·군이 협의를 통해 단일화된 제안을 해 온다면 재검토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붙였다. 전남과 전북이 조율을 통해 후보지를 내고, 함양과 산청이 협의해 단일화를 이루면 2곳 가운데 한 곳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경남도는 우선 도내 후보지를 선정하자는 생각이지만 논의 자체가 보류된 상태다. 탈락하게 되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직 단체장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함양과 산청군은 지방선거 후 이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이지만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과정에서 두 지자체는 가시돋친 설전으로 대립했다. 군민들은 자기 고장에 케이블카가 설치돼야 한다며 시위를 벌였고, 시민단체들은 사업 백지화를 촉구하며 맞불을 놓아 한동안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하동군에서 전남 광양시의 3.5㎞ 구간을 대상으로 한 섬진강 케이블카 건설은 출발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사업은 정부가 동서화합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지만 시민·환경단체들은 결사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동군은 여론의 눈치를 살피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도내 시민단체들 사이에선 무분별한 사업 추진에 견제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통영의 사례에서 보듯 케이블카가 지역경제를 살릴 수는 있다. 하지만 모든 케이블카가 성공할 수는 없다"며 "특히 자치단체장이 개인의 치적용으로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들 단체 역시 먼저 통영의 성공사례를 면밀하게 분석해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