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경·시민협조·스토리텔링
- 3박자 딱딱 맞아떨어져
개통 5년여 만에 누적 이용객 700만 명, 하루 평균 4000여 명 탑승, 한 해 매출액 100억 원, 연간 경제적 파급효과 1300억~1500억 원, 한국관광공사 선정 '2013년 베스트 그곳'….
최근 '국민 케이블카'라는 이름을 얻은 경남 통영의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미륵산 케이블카·1975m)가 낸 성적표다. 케이블카라면 모두 이 정도는 하지 않느냐고 따진다면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20여 곳 케이블카 가운데 제대로 수익을 내는 건 이곳 말고는 없다. 그것도 민간사업자가 아닌 공기업(통영관광개발공사)이 이뤄낸 실적이다. 이 때문에 통영에는 케이블카 설치를 계획하고 있는 전국 각지의 지자체들이 성공 비법을 배우려고 줄을 잇는다.
2008년 4월 개장한 이 케이블카는 지난 연말 누적 탑승객이 700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 케이블카 사상 최단 기록이다. 주말에는 1만 명가량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 자연스럽게 지역 경기도 살아났다. 중앙활어시장과 수산물판매장은 물론 지역 대표 먹거리인 김밥집과 꿀빵가게들도 덩달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전국에 산재한 케이블카 대부분이 환경 훼손과 경영 적자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통영의 성공을 보고 케이블카를 설치하려 했던 함양, 산청, 하동군 등은 여태껏 주민 설득도 못해 착공 여부조차 불명확한 상황이다.
미륵산 케이블카의 '성공 방정식'은 한려수도 비경 조망과 이순신 스토리텔링, 파격적인 고객 서비스, 지역 상인들의 전폭적인 협조 등이 일궈낸 성과로 분석된다. 통영시는 시인 정지용이 '이 풍경을 나는 묘사할 능력이 없다'고 극찬한 통영항과 한산도를 케이블카 운용에 적극 활용했다. 세계 4대 해전의 하나인 한산대첩과 당포해전이 펼쳐진 생생한 역사도 접목했다.
'디테일'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탑승시간 예고제 등도 도입했다. 관광객들이 무작정 기다려야 하던 종전 불편이 한꺼번에 해소됐다. 또 지역 상인들은 '제값 받기 운동' 등으로 관광객들에게 상품보다 '신뢰'를 판다는 각오로 임했다.
미륵산 케이블카도 처음에는 환경파괴를 우려한 시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수차례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설득작업과 효율적인 경영, 주민의 성원 속에 지역경제 효자 노릇을 하면서 초기의 불만은 거의 가라앉았다.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다른 지자체들이 통영을 배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