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정 교지면적 6만㎡ 부족

- 이공대·대학원 우암동 잔류

부산외대가 남산동 캠퍼스 시대를 앞두고 교지 확보를 위해 개발제한구역 추가 해제에 나섰지만, 해제 요건과 제도 취지에 맞지 않아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도 못 하고 서류 심사 단계에서 반려됐다. 국토교통부는 현 상황에서는 해제가 불가하다는 입장이어서 상당 기간 남산동 캠퍼스와 기존 우암동 캠퍼스의 이원 체제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애꿎은 학생들만 17㎞나 떨어진 두 캠퍼스를 왕래해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됐다.

국토부는 부산시가 제출한 부산 금정구 남산동 857의 20 일원 6만5100㎡의 개발제한구역 해제안을 반려했다고 3일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 시행의 주체가 민간(사립학교 법인)이고, 해당 부지가 환경영향평가 1등급이어서 해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또 개발제한구역 해제는 개발을 전제로 한 것이지 이번 사안처럼 원형을 보존하려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해제안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당시 도시계획위는 대상지를 원형 보존하고 해제에 따른 개발 이익을 토지로 기부채납할 것을 요구했다. 시가 이렇게 해제안을 올린 것은 2005년 남산동 캠퍼스 1차 개발제한구역(14만4064㎡)을 해제할 때 현재와 사정이 비슷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당시에도 해당 부지는 환경영향평가 등급 1·2등급이었지만 개발 이익을 환수한다는 차원에서 사업지 인근 토지 100만 ㎡를 시에 귀속하는 등의 조건으로 중앙도시계획위 심의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1차 개발제한구역 해제는 교사로 개발하기 위해 해당 부지에 대한 해제를 요청한 것이어서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밝혔다. 

국토부의 의견을 따른다면 해제하지 않고 현 재단 소유 부지(해제 대상지)를 교지로 인정받아야 한다. 하지만 교육부 관련 규정에는 초·중·고교는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되더라도 교지로 인정하지만, 대학에 대해서는 이를 인정하는 규정이 없다. 또 교육부 대학설립규정에 '교지는 교사 면적의 배 이상이어야 한다'고 돼 있다. 따라서 교육부의 관련 규정을 바꾸지 않는 한 교지 부족분(6만5100㎡)을 채우지 못해 이원 체제가 불가피하다. 

교육부는 6일 학교 이전에 대한 서류 심의를 벌이고, 12일 실사를 거쳐 20일께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부산외대 관계자는 "이공대학과 대학원을 우암동 캠퍼스에 남기는 방향으로 캠퍼스 이전안을 교육부에 신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