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내 유사사례 속출 예상

울산의 주택재개발사업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사업성 부족이 뒤늦게 드러나거나 지연에 따른 재산권 침해 우려 등으로 사업철회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 중구는 2일 'B-09(반구2동) 주택재개발사업구역' 해제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7일 B-09구역 토지 소유자 등이 과반의 동의로 조합설립추진위원회 해산을 신청함에 따른 것이다. 앞으로 중구는 추진위원회 승인취소와 정비구역 해제에 대한 주민 공람, 구의회 의견청취 절차 등을 거쳐 울산시에 정비구역 해제를 신청할 계획이다.

중구 B-09구역에서는 반구동 일원 15만9000여 ㎡ 부지에 2000여 가구의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비계획 아래 지난 2008년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승인됐다.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 찬반 의견이 엇갈리면서 최근까지 조합이 미설립돼 사업이 진척되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지난 2012년 2월 국토교통부가 정비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지역을 대상으로 추진위 승인을 취소하는 한시법을 도입하자 토지 소유자 등 주민들은 격론 끝에 해제를 결정했다. 앞서 중구는 주택재개발사업 장기화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 바 있다.

한편 남구 B-23구역(야음동) 주민들도 최근 사업구역 전체 주민 50% 이상의 동의서를 확보한 뒤 구청에 추진위 해산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재 남구는 등기부등본 열람 등을 통해 제출된 동의서가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다. 조만간 추진위원회 승인 취소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지역에는 이들 지역 외에도 몇몇 재개발사업 구역의 일부 주민들이 추진위나 조합 해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한 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던 주택재개발사업이 좌초위기에 빠진 것은 사업성 부족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분양이나 수익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자 시행 및 시행을 맡은 건설사들이 수주를 꺼리는 것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울산시는 B-09구역의 해제 등을 계기로 지역 내에서 유사한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시는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주택재개발사업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뜻에 따라 재개발 추진지역과 해제지역을 구분, 맞춤식 행정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