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과 소비자 직거래로 농산물 유통단계를 줄여 지역 주민에게 안전하고 저렴한 가격의 먹을거리를 공급하는 충남 아산원예농협 로컬푸드(Local Food) 직매장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9월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기존 하나로마트 내에 들어선 로컬푸드 직매장은 그날 생산한 농산물을 모두 그날 소비하는 1일 유통시스템을 원칙으로 하며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특히 바로 이웃에서 생산된 신선한 농산물이어서 신뢰할 수 있고 착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165㎡ 크기의 매장에서 하루 평균 매출액이 800만원을 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직매장 참여 농업인은 모두 128농가로, 이들은 자신이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 144개와 농산가공품 24개 품목을 공급하고 있다.

직매장 진열대에 오르는 농산물은 직매장 한쪽에 마련된 공동작업장에서 생산자인 농업인이 포장을 하며 직접 결정한 가격표를 붙인다.

이는 생산자인 농업인 스스로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도록 해 농가소득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특히 참여 농가는 대부분 중·소규모의 농업인이거나 고령의 농업인, 귀농인들이어서 직매장 운영 이후 안정적인 소득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자신의 이름과 사진이 들어 있는 이름표 위에 당근을 진열하던 권태헌·조은행 농업인 부부는 "로컬푸드 직매장이 들어선 이후 소득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이 부부는 "예전 같으면 상품성이 떨어져 판로를 찾지 못한 채 버려야 했던 농산물도 이제는 소포장으로 적정한 가격에 내놓으면 모두 팔려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은 이들 참여 농가에 비닐하우스 시설과 온풍기 설치 비용을 지원, 겨울철에도 다양한 품목의 농산물이 출하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었다.

이 같은 연중 생산시스템 구축으로 소비자들도 사계절 내내 다양한 농산물을 끊이지 않고 공급받을 수 있어 크게 반기고 있다.

아산원예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담당 김창수 팀장은 "생산자인 농업인보다 소비자들이 로컬푸드 직매장을 더 좋아한다"며 "그 영향으로 로컬푸드 직매장이 들어선 이후 하나로마트 전체 매출이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농협 하나로마트에 들어선 로컬푸드 직매장이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대형 유통업체도 관심을 두기 시작해 분점 형식의 직매장이 롯데마트에 지난해 말 문을 열기도 했다.

농협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직매장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농업인들은 또 하나의 판로가 생기면서 소득이 늘어나는 계기가 되는 등 농업인과 소비자가 윈윈하는 새로운 유통시스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아산시와는 협약을 통해 농업기술센터 전문직 공무원들로 하여금 로컬푸드 직매장 사업에 참여하는 농업인을 대상으로 새로운 영농기술 등 신지식을 지속적으로 가르치고 제공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유기농 제품이 확대되는 등 로컬푸드 직매장이 지역민들로부터 신뢰를 더욱 쌓아가고 있다.

구본권 아산원예농협조합장은 "우리 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이 성공을 거두면서이를 벤치마킹한 직매장이 연내에 두 군데 더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며 "그동안전국 각지에서 1천여명이 넘는 농업인과 관련 종사자들이 직매장 운영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다녀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