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하고 싸서 일주일에 한두번 장을 보고 있어요."

28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북변동 48번국도(서울∼김포∼강화) 걸포사거리 김포농협 김포로컬푸드 직매장(북변동 108-6). 각종 농산물이 밝은 전등 아래 3∼4단의 상품대에 가지런히 진열돼 있어 여느 대형마트 못지않게 깔끔한 분위기이다.

직매장 단골인 주부 이명희(43·북변동)씨는 "직매장이 집에서 가깝고 품질이 좋아 농산물은 여기서 사먹는다"고 말했다.

김포농협은 싸고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한다는 취지로 2억2천만원을 들여 지난해4월 210㎡ 규모의 직매장을 열었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중간 유통단계 없이 소비자에게 직접 팔아 농민 소득을 높이려는 목적도 있다.

이후 매출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0월에는 1일 매출액이 1천만원까지 올랐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은 겨울철이어서 1일 6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싱싱하고 다양한 농산물을 싸게 공급하는게 인기의 배경이다.

직매장에서는 배추·무·상추 등 채소류, 사과·배 등 과일류, 쌀·찰보리쌀 등미곡류, 콩·팥 등 잡곡류, 떡·배즙 등 가공식품, 화훼류 등 여러 농산물이 판매되고 있다.

이들 품목은 농협 조합원이거나 로컬푸드 회원으로 가입한 165개 농가가 생산한농산물이다. 모두 농협이 재배에서 판매까지 품질을 인증한 우수 농산물이다.

농협은 품질의 우수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가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농민에게 농약 안전 사용법을 교육하고 토지 검정을 거쳐 합격해야만 납품하도록 하고 있다.

로컬푸드 체험단을 구성, 재배 현장을 둘러보도록 해 농산물의 신뢰도를 높이고농민에게 자긍심을 갖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견학 건수가 10차례에 달한다.

특히 각 농산물 판매대에 생산자 이름·사진·주소·전화번호, 재배 품목이 담긴 안내판을 붙여놓아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김포 직매장이 추구하는 '얼굴있는 먹거리'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제품 홍보도 인기에 한 몫 하고 있다. 한강신도시와 사우동 지점 등 5개 농협지점에 미니 직매장을 두어 소비자에게 알리고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외에 소비자 시식행사, 소비자 농장 체험, 미래의 소비자인 어린이집 유아 초청 농촌사랑 올바른 식생활습관 교육 등도 하고 있다.

김포농협의 노력으로 165개 농가의 소득은 부쩍 늘었다. 특히 수입증가로 나이 많은 농민들의 생각이 바뀌고 생활이 달라졌다고 한다.

농민들은 판매액의 10∼20%는 직매장 운영비로 떼고 나머지를 고스란히 챙기고 있다. 물론 씨앗값, 농약값, 포장지 값, 운반비 등이 들지만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

김선두(80)씨 부부는 풍무동에 600평의 밭을 일구며 월 2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씨는 이전에는 식구끼리 먹거나 외지에 나가있는 자식이나 이웃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소일삼아 농사일을 했다.

그러나 로컬푸드 납품 회원이 되고부턴 생활이 확 바뀌었다. 매년 이맘때면 마을 친구들과 어울려 막거리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지금은 곧 다가올 봄 농사를 위해 퇴비를 만들고 비닐하우스에 파종을 하고 있다.

건강도 좋아지고 있다. 돈도 벌고 몸도 튼튼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로컬푸드는 소비자에게 싸고 신선한 식품, 농민에게 소득 향상만을 갖다주는게 아니다.

지역 중증장애인요양시설인 '가연마을'의 장애우가 만든 도자기에 담아 각종 꽃을 팔고 장애인직업재활시설 '행복누리'에서 제작한 향초, 자연비누 등을 취급하며 이들의 자활을 돕고 있다.

60세 이상 농업인으로 이뤄진 김포시니어클럽에서 생산한 두부·누룽지·쌀과자도 판매하는 등 사회적 역할도 다하고 있다.

직매장은 명절을 제외하고 연중 운영되며 개장시간은 오전 9시∼오후 8시이다.

엄경렬(44) 김포농협 차장은 "개장한 지 1년도 안됐는데 고객이 계속 늘고 있고 60여명의 농민이 회원 가입을 신청했다"며 "농협 로컬푸드가 안전 먹거리 공급처로 33만 김포시민 사이에 우뚝 서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의:☎031-984-8522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