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과 오리 사육농가에 피해를 주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전남지역 AI 유입이 확인돼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전남도는 국가위기 대응 매뉴얼에 따라 '주의' 단계의 경보 발령과 함께 선제적살처분 등 확산 방지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결국 해남 씨오리 농장서 AI 확인…살처분 돌입
전남도는 해남군 송지면 한 농장에서 폐사한 오리의 가검물을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검사한 결과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돼 이 농장을 포함, 같은 농장주가 운영하는 2곳 등 모두 3곳을 폐쇄하고 오리 3만200마리를 살처분했다고 26일 밝혔다.
고병원성 여부는 며칠 후 확인될 것으로 보이지만 방역당국은 고병원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남지역의 닭이나 오리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2011년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 11월 등 철새에서 저병원성 AI가 수십 차례 검출되지만 집단 폐사는 처음이다.
이 농장에서는 23일 오리 60여마리가 폐사한 데 이어 24일 1천600여마리가 추가로 폐사했다.
전남도는 고병원성 여부와 상관없이 해남 농장 오리 1만2천500마리와 같은 농장주가 운영하는 나주 세지(8천700마리), 영암 덕진 농장(9천마리) 오리도 25∼26일 이틀에 걸쳐 살처분 했다.
전남도는 하지만 해남농장에서 AI 의심 신고가 늦었다고 판단, 예방적 차원에서반경 3km까지 사육 중인 닭과 오리를 살처분 하기로 했다.
대상은 해남이 1곳, 나주가 4곳, 영암 5곳 등 모두 10곳이다. 이곳에서 사육 중인 닭은 23만마리, 오리는 8만2천여마리에 달한다.
전남도는 살처분 작업을 늦어도 27일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살처분 대상 농가 중 산란계 농장도 있어 살처분에 다소 시일이 걸릴 우려도 있다.
소형 게이지에 들어 있는 닭은 작업자가 일일이 꺼내야 하는 등 일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최근 이 농장을 다녀간 축산 관계자들이 일하는 농장만 무안, 구례, 곡성 등 20여곳으로 조사돼 도는 전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해 10월부터 가금류 농장 담당 공무원 지정, 철새도래지 연중 감시와 소독 등 이른바 선제적 방역활동을 폈지만 AI의 유입을 막지 못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의심 신고가 들어온 이후 시료채취, 임상조사, 결과 확인 등 시일이 걸리는 만큼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반경 3km까지는 선제적으로 살처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통제하고 뿌리고'…방역 강화
전남도는 해남과 나주 씨오리 농장 등 살처분한 농장 입구에서 500m 떨어진 곳에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차량과 외부인의 접근을 막고 있다.
발생지 마을과 반경 3㎞까지는 위험지역, 10㎞까지는 경계지역으로 방역대를 설정,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22개 시군 주요 길목에는 이동통제초소 64곳을 설치 운영 중이며, 특히 사료나 오리 운반차량 등 축산 관련 차량은 58개 거점소독장소에서 집중 소독을 하고 있다.
도 본청과 축산위생사업소, 시군에는 비상 상황실이 24시간 가동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매일 700여명의 공무원이 통제초소에 투입됐고 비상 상황실에는 400여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축산농가들도 매일 자체 소독하고 외부인 출입 통제와 이동 자제 등 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 3년 전 악몽 재현되나
전남지역은 2011년 11월 5일 영암의 한 육용오리 농장에서 AI가 발생한 뒤 같은해 2월 27일 고흥을 마지막으로 8개 시군에서 23건이 발생했다.
이동제한 해제는 5개월여 뒤인 4월 6일에야 이뤄졌다.
닭 88만6천마리, 오리 233만4천마리, 오골계 등 기타 1만6천마리 등 158농가에서 323만6천마리가 살처분, 매몰됐다.
나주에서 165만여마리, 영암 131만여마리 등 2곳에 집중됐다. 매몰지만도 8개 시군에 111곳에 달했다.
전국적으로는 6개 시도 25개 시군에서, 53건이 발생했으며 286농가에서 647만3천마리가 살처분됐다.
피해 보상금으로 358억원(전국 820억원)이 지급됐다.
현재 전남지역은 닭 3천200만마리, 오리 800만마리, 오골계 등 기타 100만마리 등 1만여 농가가 4천100만 마리의 가금류를 사육하고 있다.
특히 오리는 전국 사육량의 43%를 차지하는 대표적 주산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