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범어사가 개발제한구역의 족쇄를 벗고 대대적으로 증·개축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개발제한구역 내 전통사찰 증·개축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관련법이 개정돼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다음 달 개발제한구역 내 전통사찰 증·개축 규제를 대폭 완화한 '개발제한구역 지정과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개특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 시행에 맞춰 범어사, 금정구와 협의해 '범어사 건축물 증·개축 계획'을 오는 3월까지 수립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개발제한구역 내 전통사찰의 증·개축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개특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 전 시행령은 '증축 부분을 포함해 전체 대지면적이 건축면적의 배에 기존 대지면적의 30%를 더한 면적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일반 건물의 경우 하늘에서 봤을 때 가장 넓은 층 면적을 기준으로 배의 면적과 대지면적의 30%를 합한 면적을 증축 범위로 보지만 전통사찰은 중심에서 바깥으로 나와 있는 처마가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 증축 면적에 불이익을 겪었다.

하지만 개정안은 기존 내용을 삭제하고 '증축을 위해 새로운 대지를 조성할 수 있는 면적은 건축물의 수평투영면적의 배 이내로 한다'는 내용을 신설했다. 기존에 인정되지 않던 처마를 포함한 건축면적 기준을 새롭게 적용함으로써 그만큼 증축 범위를 늘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시는 이달부터 범어사 경내 또는 경외 건축물관리대장과의 불일치, 실측면적 불일치, 건물 명칭 불일치 건축물 등을 정비한다. 범어사 건축물 143동 중 현재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에 반영된 건축물은 39동이며 나머지는 미반영 건축물이다. 시는 추가 증축 계획 건축물을 관리계획에 함께 반영해 국토부에 '범어사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변경'을 신청할 계획이다.

시와 범어사가 계획 중인 추가 증·개축 건축물은 불무도수련관 등 9개 동이다. 불무도 수련관(1천630㎡), 승가 복지원(1만8090㎡), 대설법전(1650㎡), 신도회관(1650㎡), 무문관(980㎡), 승가 대학원(2동 860㎡), 성보 박물관(2140㎡) 등 1만2480㎡에 달한다.

개정 시행령에 따라 범어사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개발제한구역 내 95개 전통사찰이 증·개축 규제 완화 혜택을 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