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내에 절대보존이 필요한 식물이 다수 존재하지만 체계적으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몇몇 지역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으나 인원 부족 등으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20일 지역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도내에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Ⅰ급 식물 3종, Ⅱ급 식물 25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Ⅰ급은 나도풍란, 풍란, 광릉요강꽃 등이다. Ⅱ급은 구름병아리난초, 세뿔투구꽃, 석곡, 가시연꽃, 순채, 각시수련 등이다. 특히 Ⅱ급 식물은 전체 대상종이 68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40%에 가까운 식물이 도내에 분포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식물 대부분은 좀처럼 일반인들에게 발견되지 않을 정도로 희소성이 높다. 또 인위적인 손길이 닿을 경우 자연 번식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특별한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도내에서 멸종위기 식물에 대해 특별보호구역이 지정된 곳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특별보호구역은 보호할 가치가 높은 야생생물 군락지에 대해 일정 기간 사람의 출입 및 차량 통행을 금지하거나 탐방객 수를 제한하는 곳이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합천 가야산 내 동성봉 일대 2516㎡를 국립공원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이곳에는 오는 2033년까지 20년 동안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된다. 이는 동성봉 일대가 멸종위기식물Ⅱ급인 구름병아리난초 군락지인 점이 감안됐다.
세뿔투구꽃이 자생하는 산청군 삼장면 대원사 일대 1만 1392㎡도 최근 특별보호구역에 포함됐다. 또 남해 금산 일대도 대상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곳에는 멸종위기 Ⅱ급인 석곡이 다수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멸종위기 식물이 여전히 훼손의 위험에 노출된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상 지역이 워낙 넓어 사람의 진입을 방지할 차단물을 설치하기 어려운 데다 단속 인원도 태부족이기 때문이다. 또 환경부가 식물의 위치가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별보호구역의 정확한 위치를 밝히지 않아 일반인들은 어디가 출입금지구역인지를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등반객들은 훼손한 식물이 멸종위기종인지를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역환경단체 관계자는 "특별보호구역의 명확한 지점을 밝히지 않아야 하는 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상시 순찰 인원 배치 등 효과적인 보호대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