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동·광양 시민단체 등 반발

지리산을 낀 영호남 4개 자치단체가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건설을 추진해 환경단체 등과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섬진강변에 같은 사업이 진행될 조짐을 보여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남 하동군은 오는 27일 전남 광양시에서 열리는 두 지자체의 공생발전협의회 실무자회에서 '섬진강 하늘 동서케이블카'(가칭) 설치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채택, 협의를 벌인다고 16일 밝혔다.

이 케이블카는 경남 하동군 하동공원에서 전남 광양시 불암산 간을 연결하도록 계획되어 있다. 3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길이는 3.5㎞에 달한다. 두 시·군은 국비 30억 원과 지방비 30억 원을 우선 마련해 기본설계를 끝낸 뒤 민자 240억 원을 유치, 케이블카 건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 케이블카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으로 섬진강 일대에 추진되는 '동서통합지대 조성' 사업 중 하나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 말 발표한 동서통합지대 조성 사업 기본 구상에도 포함됐다. 건립 주체는 하동군과 광양시지만 상급단체인 경남도와 전남도도 앞서 이 문제에 대해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도와 자치단체는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관광객 증가에 따라 양 시·군의 소득이 증대되는 것은 물론, 동서 화합의 상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영호남의 환경 및 사회단체들은 이 사업에 대해 결사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섬진강 구간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 곳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환경훼손 등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사업비의 80%를 민자로 유치하도록 되어 있어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하동지역환경단체 등은 호남쪽 단체들과 연대해 반대 활동에 들어간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이와 관련, 지난 15일 광양환경운동연합은 환경을 파괴하는 정부의 무분별한 정책에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군 관계자는 "섬진강 케이블카 설치는 대통령 공약 중 하나여서 국토부가 추진을 권유하는 사업"이라며 "주민이나 환경단체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진행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