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수사결과 기다려보기로

서울 숭례문에 러시아 소나무가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울산시가 불똥이 튈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오는 3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울산 태화루도 같은 회사로부터 소나무를 공급받았기 때문이다. 시는 일단 수사를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사실로 드러나면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10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착공해 곧 준공을 앞두고 있는 태화루는 507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역점사업이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태화루 복원을 위해 소나무 약 21만7000재(1재는 가로 3㎝×세로 3㎝×길이 3.6㎝)가 사용됐다.

이중 국내산 소나무가 85%이고 캐나다산 소나무는 15%이다. 시는 소나무 구입에만 13억 원을 사용했다.

그러나 최근 서울 숭례문 복원에 사용된 소나무가 국산 금강송이 아닌 러시아산이란 의혹이 제기되면서 울산 태화루에 대해서도 시선이 모이고 있다. 숭례문 복원을 맡은 신응수 대목장은 도편수로서 공사를 총괄한 것은 물론, 자신이 운영하는 우림목재에서 가공한 소나무를 사용했다. 만약 숭례문에 러시아산 소나무가 들어갔다면 태화루에도 러시아산 소나무가 쓰였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산 소나무는 캐나다산에 비해 훨씬 싸고 품질도 떨어진다.

하지만 섣불리 문제 제기를 하기는 힘들어 시는 일단 경찰의 숭례문 수사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또 숭례문 복원에 러시아산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면 태화루의 소나무에 대해 DNA 검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이 경우 추가 구조안전진단 실시 등으로 준공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어 시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