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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달 중 인근 뒷골목으로 이전하는 부산 중구 광복로 비엔씨 제과점.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서울 사람들아, 부산 깔보지 마소. 부산에도 이래 맛있는 빵집이 있다." 1983년 문을 연 제과점 비엔씨가 개업 직후 인기를 끌 때 부산시민들이 곧잘 했던 말이라고 비엔씨 김준욱(59) 대표는 떠올렸다.
부산 중구 광복로 한복판의 4층 건물에 자리한 비엔씨 제과점은 31년째 한자리를 지키면서 '모르는 이가 없는' 원도심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대 초 맞은편에 대기업 계열 빵집이 들어섰을 때 위기를 맞았지만 보란 듯 극복해 지역업체의 저력을 보여줬다.
지역 명물 비엔씨가 31년만에 광복로 뒷골목으로 밀려났다. 부산 중구 원도심 상권이 부활하면서 건물임대료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비엔씨는 10일까지만 지금 자리에서 영업한 뒤 광복로 터줏대감 자리를 내놓고 다음 달부터 100m 떨어진 골목 안쪽의 새 점포에서 '제2막'을 시작한다.
10일 비엔씨를 찾았을 때 입구에 '그동안 베풀어 주신 은혜에 깊은 감사 인사드립니다. 새 보금자리에서 2월 중 다시 찾아뵙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달 초 고객 회원 2만여 명에게 이런 내용의 문자메시지도 보냈다. 시민들도 아쉬워했다. 매장에서 마주친 한 할머니는 "아이고, 이게 무슨 일이고 이사 간다꼬? 언제?"라며 점원을 붙잡고 물었다. '비엔씨 마니아'라는 윤선미(여·49) 씨는 "광복로는 비엔씨를 기준으로 나뉠 정도였다. 이곳을 약속장소로 데이트도 하고 친구도 만났다"며 "이전 반대서명을 받으러 다닐까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서유희(여·43) 씨는 "젊은 시절 추억이 사라지는 기분"이라며 "시민의 추억이 서린 오래된 가게들은 그 자리를 지켜주면 좋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Bread and Cakes의 약자인 비엔씨라는 상호는 개업 당시 시민공모로 정한 것으로 시민이 지어준 이름"이라며 "이 자리를 떠나려니 아쉽다"고 밝혔다. 현재의 비엔씨 자리에는 대기업 계열 업체가 입점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