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근 뉴타운 잇단 좌초 여파
- 119 가구 중 입주 4곳 불과
- 수개월째 텅 비워둔 채 방치
- 도시공사 "일반 임대 전환을"
- 市 "지원 100억 반환 땐 가능"
지난해 5월 완공된 부산의 첫 순환형 임대아파트가 입주자 없이 수개월째 텅 비었다. 낙후된 도심 재개발 대상지의 거주민을 위한 임시 거처로 마련됐으나 인근의 뉴타운사업이 줄줄이 좌초하면서 제구실을 못 하는 것이다.
5일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에 따르면 서구 남부민동 '남부민 풀리페 아파트'는 전체 782가구 가운데 119가구가 순환형 임대 주택이다. 나머지 663가구는 국민임대주택. 총사업비는 932억 원으로 부산시가 100억 원, 나머지는 도시공사가 투자했다.
문제는 순환형 임대주택의 입주율이다. 119가구 가운데 4가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빈방이다. 국민임대 663가구가 대부분 입주를 마친 것과 대조된다. 도시공사는 지난해 4월 서구 관내 재개발 거주민을 우선으로 모집했으나 신청자가 없었다. 7월부터는 중구 동구 사하구 영도구 등으로 순위를 확대했으나 입주민은 손에 꼽을 정도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서구나 중구 영도구 등의 재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하므로 입주 대상자가 없다. 입주율이 낮은 것은 자격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입주 자격은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구역에 2년 이상 거주한 주민으로, 월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소득의 70% 이하이다. 임대료는 36㎡형의 경우 보증금 1600만 원에 월 임대료 23만 원, 51㎡형은 보증금 3000만 원에 임대료 30만 원 수준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남부민 풀리페 아파트의 국민임대주택은 신청자들이 순번을 기다릴 정도다. 입주 자격을 재개발 대상지 거주민으로 한정하다 보니 시중의 원룸보다 가격이 저렴한 데도 빈 곳이 많다"고 말했다.
도시공사는 최근 부산시에 순환형 119가구를 일반 국민임대로 돌리자고 제안했다. 아파트를 비워놓는 것보다 순번을 기다리는 입주 희망자에게 기회를 주는 게 낫지 않느냐는 것이다. 또 임대료를 받으면 차입한 공사비의 이자라도 충당할 수 있지만 빈방으로 방치하면 연간 수억 원의 관리비용만 축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산시는 난색을 표했다. 순환형 임대주택 건설을 위해 100억 원가량을 지원했는데, 임대 자격을 제한한 규정을 바꾸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굳이 국민임대로 전환하려면 지원된 공사금액을 반납하라고 도시공사에 요구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국민임대로 전환이 안 된다면 재개발이나 도시정비 사업이 시작될 때까지 비워놓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