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천시 "안행부 규정 미비"

- 다른 직군과 형평성 문제

정부가 기능직 공무원을 일반직으로 전환하면서 일부 기능직에 대해 퇴직 시 1계급 특진을 할 수 없도록 해 형평성 문제가 일고 있다. 

이는 일반직 전환 시 몇몇 부문은 직렬이 유지돼 6급 공무원이 퇴직할 때 5급으로 특진이 가능하나 그렇지 않은 부문은 직렬 자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경남 사천시에서는 지난해 12월 정기인사 때 사무관 2명과 주사 3명, 기능직 6급 3명, 기능직 7급 2명 농업지도직 1명 등 11명이 후배공무원에게 자리를 물려준다며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통상 공무원들은 명예퇴직을 하면 1계급 특진이라는 보상을 받는다.

그러나 기능직 6급 3명은 희비가 엇갈렸다. 직렬이 남아있는 운전직은 5급으로 특진한 뒤 물러났지만 사무운영직 1명과 기계직 1명 등 2명은 이 같은 혜택을 받지 못했다. 정부가 올해 기능직을 일반직으로 전환하면서 직렬이 있는 운전직은 5급인 '지방 운전 사무관'을 두었으나 기계직은 직렬을 없애면서 6급(지방 기계운영 주사)만 둔 까닭이다. 종전에는 기계직의 경우 5급(지방 기계 기장)이 있었으나 이번에 일반직으로 전환되면서 없어졌다. 사무운영직은 이전에도 5급이 없어 특진 대상에서 아예 빠졌다.

이들 2명은 각각 34년과 37년동안의 공직생활을 끝내고 후배들을 위해 명예퇴임을 했다. 하지만 정부가 기능직을 일반직으로 전환하면서 특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않는 바람에 피해를 보게 됐다. 이들은 지난해 열린 퇴임식 행사에조차 참석하지 않는 등 불쾌한 심경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천시에서 명예퇴직을 신청했던 A(여· 59·사무운영직 6급) 씨는 "정부가 법적 근거를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40년 가까운 공직생활 마무리가 명예롭지 못하게 끝났다"며 "중앙부처 공무원이 자신의 업무를 소홀히 해 전국에서 묵묵히 일하는 하위직 공무원들이 퇴임하는 그날까지 푸대접을 받아 씁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사천시 관계자는 "안전행정부에서 기능직을 일반직으로 전환하면서 직렬이 없어지는 기능직의 퇴직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에 소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일이 경남도내는 물론 전국의 지자체에서 동일하게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공무원들은 지금은 이런 사례가 드물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앞으로 대상자가 많아지면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