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항동작·기적신호·교신 등
- 예방규칙 제대로 이행안해

자칫 환경재앙으로 번질 뻔한 부산 태종대 앞바다 선박 충돌 당시 사고 선박 양측 항해사들이 사전에 충돌 방지를 위한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앞바다 선박 충돌 사고를 수사 중인 부산해양경찰서는 31일 화물선 그래비티 하이웨이호(5만5000t) 항해사 3명과 화학물질 운반선 마리타임 메이지호(2만9211t) 항해사 1명 등 4명을 업무상과실 선박파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해경은 관제센터의 자료와 선박의 항적기록 장치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사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음을 밝혀냈다.

해경에 따르면 사고 당시 마리타임 메이지호가 좌현 전방의 선박을 피하려고 우현으로 방향을 틀어 운항하는 과정에서 충돌 사고가 났다. 그래비티 하이웨이호 선수 부분과 마리타임 메이지호 좌현 중앙이 부딪힌 것이다. 두 선박 항해사들은 이 과정에서 충돌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적극적인 피항 동작이나 기적 신호, 상호 교신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해경은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이 있는데 두 선박의 당직 항해사들이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마리타임 메이지호에는 휘발성과 폭발성이 강한 유독물질이 가득 실려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해류를 타고 일본 영해로 흘러들어 간 마리타임 메이지호에는 간헐적으로 불이 계속 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