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승진인사에 탈락한 공무원이 상사에게 찾아가 흉기로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 공무원은 심사 전 경쟁자와 사전 합의하고 이를 인사 담당자 등에게 알린 뒤 승진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4일 아침 8시 반쯤 북구청 7급 공무원 A(57) 씨가 모 국장 B((57) 씨 방으로 들어갔다.

A 씨는 방문을 걸어 잠근 뒤 "왜 내가 6급 승진 인사에서 탈락했느냐"며 따지더니, 갑자기 흉기를 꺼내어 국장 목에 겨눴다.

B 씨의 고함소리에 구청 직원들이 달려왔지만, 문이 잠겨 들어갈 수 없었고, 결국 10분 만에 강제로 문을 딴 뒤에야 A씨는 제압됐다.

B 국장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구청에 도착했을 때, A 씨는 이미 휴가를 내고 잠적한 상태였다.

A 씨는 다음날 경찰서에 자진 출석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정년이 2년 밖에 남지 않아, 6급으로 승진해 퇴직하길 원했는데 인산에서 탈락하자 서러움이 북받쳐 충동적으로 일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인사발표가 있었던 지난 23일, A 씨는 밤늦게까지 술을 마신 뒤 술이 덜 깬 상태로 출근해 이 같을 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흉기는 국장실 앞 탕비실에 있던 것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또 A 씨는 승진인사 전 근무평정 1순위였던 동료 C(49) 씨에게 "내가 6급을 달고 1년 더 근무한 뒤 공로연수를 가면 네가 승진 할 수 있으니 배려를 해달라"며 합의한 뒤 함께 북구청 모 지원과장에게 찾아가 이 사실을 알린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인사담당인 B 국장이 "C 씨가 근무평점도 6점이나 앞서는 만큼 A 씨를 승진시키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해, 결국 C 씨가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 구청 한 공무원은 "인사 때마다 승진 후보자끼리 담합하는 것은 물론 인사로비가 공공연하게 있어왔는데 그동안 곪은 게 터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A 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흉기협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북구 역시 A 씨에 대해 자체 징계 작업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노컷뉴스/국제신문 제휴사

※위 기사의 모든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노컷뉴스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