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청 롯데 "모두 지불했다"
- 발 빼고있어 해결 어려워
부산의 명물로 재탄생한 영도대교 공사에 참가한 일부 영세업체가 아직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하지만 이를 관리하는 업체는 문제의 공사대금을 이미 하도급 업체에 모두 지급해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영도대교 재개통 공사에 하청으로 참여했던 60여 업체는 다리 공사와 개통식까지 마쳤지만, 아직 인건비와 장비대여료 등 공사대금 10억 원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후 롯데건설 현장사무소를 항의 방문해 미지급된 공사대금을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 업체는 영도대교 재개통 공사에 2011년 11월부터 지난 11월까지 2년간 참여했다. 영도대교 교각공사에 참여한 업체뿐 아니라 공사 현장에 음식을 제공하거나 공사 장비를 대여해주는 등 다양한 업체가 포함돼 있다. 업체 중에는 공사에 참여한 2년 중 1년 6개월가량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곳도 있다.
문제는 이들 업체에 인건비 등을 제공하던 하도급업체가 파산 위기에 몰려 남은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면서 발생했다. 이 하도급업체는 지난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고 대부분 직원이 떠나면서 사실상 파산 상태다. 이에 관련 업체들이 원청인 롯데건설 측에 책임을 져달라고 요구했지만, 롯데건설은 이미 하도급기업에 장비임대료 등의 공사대금을 모두 지급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업체들이 받지 못한 돈에 대해 롯데건설 측에서 추가로 책임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11월 하도급업체에 파산 조짐이 보이자 내용증명서 등을 보내 임금 지급을 롯데건설 측에서 직접 담당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롯데건설은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공사대금 등을 직불하기에는 당시 하도급 업체와의 계약관계 등 걸리는 부분이 많았다"며 "지난 8월부터는 인건비 등을 직불로 지급한 상태"라고 말했다.
공사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는 "부산시에 기부채납한다고 생색은 다 내놓고 공사가 끝나도 대금을 주지 않고 있다"며 "관리 책임이 롯데건설에 있는 만큼 임금이나 장비대여료 등을 받지 못한 데 대한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