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고일 맞춰 주소 옮겨 지원
- 일명 '취업 철새'도 상당수
- 일부 지자체는 연령 제한

"요즘은 '환경미화원 고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환경미화원 지원자의 연령대와 학력이 '젊어지고, 높아지는' 추세가 보편화되고 있다. 그만큼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젊은 층의 구직난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부산 해운대구는 올해 8명을 모집하는 환경미화원 시험에 모두 118명이 지원했다고 22일 밝혔다. 1차 서류심사와 2차 체력검사를 통과한 인원은 21명으로 이 가운데 7명이 대졸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대도 20, 30대가 15명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동래구도 올해 환경미화원 시험 최종합격자 5명 가운데 대졸자가 2명이었다. 동래구는 최근 들어 20, 30대 젊은 층 지원자가 늘어나자 조례를 제정해 만 35세 이상자만 지원하도록 연령을 제한하고 있다. 만 40세 이상으로 연령을 제한하고 있는 금정구 역시 최종합격자 4명 가운데 2명이 전문대 졸업자였다.

연령제한이 없는 부산진구는 12명 모집에 모두 158명이 지원했으며 지원자 중 상당수가 대졸자이고 평균 연령대가 30대로 나타났다. 최연소자는 20세였으며 최고령자는 47세였다.

내년 채용 예정인 연제구는 2명 모집에 지원자 49명 중 25명이 대졸 이상이었으며, 석사 이상 소지자도 1명 포함됐다.

남구는 5명 모집에 131명이 지원, 58명이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소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수·삼수생도 많다. 대부분의 지자체 환경미화원 지원자 중 20~30%는 재도전자로 추정되고 있다. 채용 공고일 현재 해당 지역으로 주소를 옮겨가며 지원하는 '취업 철새'도 있다.

이처럼 환경미화원 직군에 젊은 고학력자가 몰리는 것은 급여 등 근무 여건이 좋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호봉제 무기계약직인 환경미화원은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며 초봉도 9급 공무원 수준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는 사회 분위기에 구직난까지 겹치면서 기피 직종이었던 환경미화원이 인기 직종으로 뒤바뀌었는데 바람직한 사회현상인지는 모르겠다"며 "고학력이 전혀 필요없는 직종에 젊은 대졸자가 대거 몰리는 현상에 대해 정치권과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