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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부산 영도구 남·북항대교 영도연결도로 철골구조물 붕괴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매몰된 채 숨진 근로자를 구급차로 이송하고 있다. 곽재훈기자 kwakjh@kookje.co.kr |
- 굉음 후 구조물 50m 무너져
- 인부 4명 함께 떨어지며 숨져
- 당시 상판에 30여 명 작업 중
- 하마터면 대형참사 빚을 뻔
- 철근 휘어지고 시멘트 범벅
- 공사현장 순식간에 아수라장
- 최근 1개월 넘게 야간작업
- 안전 수칙 소홀 가능성도
19일 오후 4시10분께 부산 영도구 동부산아이존빌 앞 남북항대교 영도 연결도로 공사 현장. 높이 20여 m의 상판 옆에 설치된 철골구조물(갓길 타설용)이 무너졌다. 상판에는 철골구조물 일부가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다. 사고 현장 아래로는 상판에서 떨어진 철근과 채 굳지 않은 콘크리트가 흘러 내려 뒤엉켜 있었다.
■아수라장 된 붕괴 현장
사고 현장을 목격한 주민 등에 따르면 '꽝'하는 굉음과 함께 철근이 무너졌다. 무너진 철골구조물의 길이는 약 50m. 곧이어 채 굳지 않은 콘크리트가 10여 초 흘러내렸다. 사고 당시 상판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는 30여 명이다. 이 중 4명이 추락해 사망하는 참사를 당했다. 인부 3명은 사고현장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1시간 만에 숨졌다.
나머지 1명은 긴급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콘크리트에 묻힌 것으로 보고 구조 작업을 벌였다. 구조대원 7명이 달라붙어 콘크리트 더미를 퍼내는 구조 작업 끝에 1시간여 만에 매몰된 인부를 발견했지만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그나마 공사장 안전 펜스 안쪽에서 사고가 일어난 덕에 추가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인근 주민은 "갑자기 대포 쏘는 소리가 한동안 나더니 철골구조물과 콘크리트가 아래로 떨어져 공사현장이 한순간 아수라장이 됐다"며 "어떻게 철근이 그렇게 휘어지고 구조물이 붕괴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지대 이탈하며 붕괴된 듯
경찰은 철골구조물이 타설 중이던 콘크리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너진 부분은 너비 4m가량의 갓길을 만드는 곳이다. 이날 길이 80m를 작업할 예정이었다. 갓길은 도로 하판에 지지대를 설치하고 그 위로 거푸집을 만든 뒤 콘크리트를 붓는 순서로 만들어진다. 붕괴 후 다량의 콘크리트가 쏟아진 것으로 보아 지지대가 이탈하면서 구조물이 무너졌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공기를 줄이기 위해 무리한 작업을 했는지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남·북항대교 영도 연결도로는 지하화를 요구하는 주민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공정이 지체된 상태였다. 연결도로의 개통이 늦어 북항대교 이용률이 떨어지면 최소수입보장제에 따라 북항대교 민간 사업자에게 거액을 배상해야 한다. 여기에다 허남식 시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6월 말 이전 개통하기 위해 공사를 무리하게 강행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주민들은 최근 1개월여 계속해서 야간작업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공사현장 담당자를 상대로 철골구조물을 규정에 맞게 설치했는지와 인부들이 안전 수칙을 지켰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주민 "무리한 공사가 참사 불러"
사고 현장 인근 주민들은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해 참사를 자초했다는 반응이다. 이 도로는 착공 전부터 지하화를 요구하는 주민들과 고가도로로 건설하려는 부산시가 대립해 왔다. 공사 중에도 주민들은 연결도로 건설에 적용된 신공법(PCT 거더)의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공사 중단을 요구해 왔다.
특히 지난 7월에는 도로 하부에서 균열이 발생해 시공사를 찾아가 집단 항의를 벌이기도 했다. 이후 설계가 이미 변경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확산됐다. 주민들은 설계 변경은 곧 공법 잘못을 인정한 꼴이라며 정밀 구조진단 후 공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PCT거더공법 자체가 설계면에서 구조적인 결함이 있으며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지지대를 따로 설치하지 않는 등 사고 위험을 안고 있었다"며 "PCT거더공법 특허전용실시권을 가진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특허가 제대로 이전됐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고가도로 건설 반대 운동을 주도해왔던 영도 고가도로 반대 주민 대책위원회와 부산환경운동연합 등 시민 단체는 20일 사고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사 중단과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을 요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