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 당시 파나마 선적 F호. 선미 부분은 끌어냈지만 선수는 바다 속에 잠겨 있다.
- 중국인 선주 무응답 일관
- 항만청 "민사문제 개입 난감"
부산 영도구 남외항 해상에 침몰한 외국 선적 화물선이 장기간 방치돼 어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피해보상이 장기간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관계 기관도 사태 해결에 소극적이다. 어민들은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며 문제가 조기 해결되지 않을 경우 집단 해상 시위까지 벌일 예정이다.
영도구 동삼어촌계는 지난 7월 생도 인근 해상에 좌초돼 침몰한 파나마 선적 벌크선 F호(3만1643t)의 인양이 이뤄지지 않아 6개월째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7월 2일 좌초된 F호는 적재 화물을 옮긴 뒤 8월 13일께 선박의 중앙 부위를 절단하고 선미 부분만 끌어냈다. 나머지 절반인 선수 부분은 가라앉지 않아 현재 인양을 위한 기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선박의 인양 비용은 약 100억 원이 드는데다, 수중에서 해체해야 하는 까닭에 인양까지 약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어민들은 생도 인근은 남외항 일대에서 가장 주요한 조업지인데도 조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생계가 막막한 등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선박이 좌초된 날부터 선미 이초까지 조업을 전혀 하지 못한 기간의 보상도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어민들은 선미 이초까지 43일간 71척이 조업하지 못해 발생한 피해 보상액 1억6700만 원을 산정, 사고 선박이 가입한 미국 보험사의 대리인인 국내 손해사정 업체에 지난 8월 전달했다. 이 손해사정업체는 어민이 산정한 배상액의 타당성 여부까지 검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민들은 선미 인양 이후 선수 인양 때까지의 보상은 향후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9월 손해사정사는 미국 보험사로부터 업무 중단을 통보받은 뒤 보상 작업이 전면 중단됐다. 어민들은 "선주가 중국인이라는 사실만 알 뿐, 아무런 정보가 없어 협상할 대상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발을 구르고 있다. 특히 어민들은 사태가 이런데도 부산해양항만청이 해결에 소극적으로 대처한다고 불만을 토로하며 지난 6일 중재를 요청했다.
하지만 부산항만청 관계자는 "어민들이 중재를 요청해 담당부서를 정하려고 해양환경 문제인지 선박안전 문제인지를 논의하느라 시간이 걸렸다"며 "적극적으로 어민들을 지원하겠지만, 민사 문제여서 중재 자리를 마련하는 것 외에는 개입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