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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지역의 한 하천에서 어미 뉴트리아가 새끼들을 데리고 먹이를 찾고 있다. |
- 1985년 식용·모피 목적 수입
- 천적 없어 기하급수 번식
- 제주·남한강까지 영역 확대
- 예산적어 수매사업 유명무실
- 꾸준한 동시다발 박멸 필요
뉴트리아의 개체 수가 하루가 멀다하고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전국 지자체에 비상이 걸렸다. 이 동물은 우리 나라에 들어온 지 30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동안 서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제주도와 남한강 수계에서에서도 발견되는 등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부산, 경남지역 에서는 낙동강 수계를 중심으로 서식밀도를 높이면서 생태계 교란과 농가 피해가 확산되는 중이다.
뉴트리아는 지난 2009년 6월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돼 퇴치 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나 증가세를 따라 잡기에는 어림도 없어 개체 수가 오히려 물길을 따라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지자체별로 퇴치반을 운영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총기 사용을 할 수 없다는 한계 때문에 대부분 활동을 접은 상태여서 퇴치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다. 환경부는 뒤늦게 낙동강을 중심으로 분포지를 확인하고 퇴치계획 수립에 나서는 등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서식 개체 수도 정확하게 파악못한 실정이어서 뉴트리아로 인해 생태계가 결딴날 상태에 직면해 있다.
■'생태계의 괴물'
뉴트리아는 포유류 쥐목 카프로미스과에 속한 종이다. 아르헨티나, 칠레, 파라과이 등 주로 남아메리카에 서식하고 있다. 쥐와 달리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으며 모피는 옷감으로, 고기는 식용으로 사용된다.
우리 나라에는 지난 1985년 식용과 모피 사용 목적으로 수입됐다. 외국에서는 오믈렛이나 구이 등으로 요리를 해 먹기도 한다. 그러나 거대 쥐를 연상케 하는 뉴트리아의 생김새에서 알 수 있듯 우리 나라에서는 이 동물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이런 사정인데도 뉴트리아는 지난 2001년 10월에 오소리와 함께 가축으로 등재됐다가 올해에서야 이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 2005년 뉴트리아는 13곳의 사육 농가에서 8238마리를 길렀다. 이후 수요가 감소하자 숫자가 차츰 줄다가 2011년에는 1가구 1마리로 파악돼 사실상 사육은 끝이 난 셈이 됐다. 당시 기르던 뉴트리아는 대부분 죽거나 자연에 풀린 것으로 추정되지만 몇 마리가 방사됐는지는 통계가 없다.
뉴트리아는 수초를 비롯해 수생식물의 뿌리와 줄기, 농작물, 소형 동물까지 닥치는대로 먹어 치우기 때문에 생태계 교란는 필연적이다. 제방에 굴을 파고 서식하면서 붕괴 위험까지 가중시키고 있다. 위협을 느끼면 가리지 않고 공격하는 데다 이빨이 날카로워 포획트랩 등 기구가 없이는 잡기조차 힘들다.
■개체 수는 오리무중
뉴트리아가 분포하고 있는 지역과 개체 수는 얼마나 될까.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10월 모니터링을 통해 개체를 확인한 뉴트리아 분포 지역은 ▷부산(낙동강, 서낙동강, 맥도강, 평강천) ▷김해(조만강, 해반천, 화포천) ▷양산(양산천, 화제천, 원동천) ▷의령(낙동강, 남강) ▷함안(남강, 함안천, 석교천) ▷밀양(밀양강) ▷창녕(낙동강, 우포늪, 토평천) ▷창원(주남저수지, 주천강) ▷진주(남강, 반성천, 지내천, 대곡천) ▷합천(황강, 정양늪) ▷성주(선남면 하천 수변) ▷경산(진량읍 저수지) ▷대구(금호강, 대천동 수변) ▷제주(서귀포시 표선면 수로) ▷충주(가금면 용전리 입석낚시터) 등 15개소이다.
주민이 목격한 곳(청문 지역)은 ▷상주(사벌면 낙동강 수변) ▷예천(풍양면 낙동강 수계) ▷문경(경천호 일대) ▷안동(풍천면 낙동강 수계) 등 4곳이다. 지난 2006년 6개 지역에서 발견된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서식 지역이 늘었다.
이 가운데 낙동강 수계의 뉴트리아 개체 수는 8000∼1만 마리 정도로 추산된다. 이 통계는 국립환경과학원이 서식밀도가 높은 부산과 양산, 밀양 등 3곳을 중심으로 낙동강 100m당 마리 수를 계산한 뒤 합친 것이다. 이러다 보니 정확도를 기대하기 어렵다. 서식 지역도 훨씬 더 많을 것이 분명하다. 하천과 습지에서 뉴트리아를 전문적으로 잡고 있는 '뉴트리아 헌터'들은 낙동강 하류 습지 일대에만 적어도 5만 마리, 많게는 10만 마리가 살 것이라고 추산했다. 사냥꾼 한 사람이 하루에 많게는 100마리 이상 잡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주 설득력이 있다.
■뚜렷한 박멸 대책이 없다
우리나라 생태계에는 뉴트리아 천적이 없다.
뉴트리아는 1년에 2∼3번 새끼를 낳는데 한 번에 5~10마리가 태어난다. 야생의 최상위 포식자가 아니라면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천적에게 대부분 잡아 먹히고 극히 일부만 살아 남는다. 그러나 별다른 적이 없는 뉴트리아는 새끼 대부분이 죽지 않고 자라 번식을 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개체 수가 늘어있다. 삵이나 살쾡이 등이 뉴트리아의 실제적인 천적이나 낙동강 수계에서 이런 동물을 발견하기란 어렵다.
일부에서는 인간이 최대 천적으로 대두될 수 있다고 주장을 하지만 식용 동물로 보지 않는 데다 모피에 대한 선호도 역시 낮아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자체들의 노력도 별다른 효과가 없다. 몇년 전부터 지역별로 퇴치반을 운영하거나 수매를 통해 개체 수 줄이기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유명무실해졌다. 특히 예산난으로 인해 수매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김해시 등이 수렵회원을 중심으로 뉴트리아 퇴치 전담반을 구성, 집중 포획에 나서고 있으나 공기총을 사용할 수 없는 등의 한계 때문에 가동이 제대로 되기 힘들다. 그나마 전문 사냥꾼들이 박멸에 적지 않은 공을 세우고 있으나 활동하는 이들의 숫자가 적어 근본적인 해결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역의 환경단체 관계자는 "환경부가 관련 예산을 충분하게 책정한 뒤 지자체와 함께 꾸준하고 동시다발적으로 박멸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 농사 접고 '전업 사냥꾼'으로…습성 등 독학해 포획트랩 고안
■ 서낙동강 활동 전홍용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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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홍용 씨가 자신이 고안한 뉴트리아 포획트랩을 소개하고 있다. 노수윤 기자 |
뉴트리아가 재빠르게 물 속이나 굴 속으로 숨어도 전문 사냥꾼인 전홍용(51·김해시) 씨 앞에서는 소용이 없다. 전 씨가 서낙동강에 떴다 하면 뉴트리아는 전부 죽은 목숨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난 13일 전 씨의 오토바이에 매단 리어카에 실린 뉴트리아는 40여 마리나 됐다. 모두 하룻동안 잡은 것들이다.
지난 2008년 자신의 배추밭을 뉴트리아가 쑥대밭을 만들어 1500만여 원의 손해를 보기 전만 해도 전 씨는 강가에서 뱀장어나 미꾸라지, 황소개구리를 잡아 팔기도 하고 농사도 짓는 평범한 농부이자 어부였다. 이후 농사 일을 접고 뉴트리아를 잡으려 본격적으로 나섰다. 혼자 움직일 때가 많지만 가끔 지인인 이달식(61) 씨 등 3명이 함께 하기도 한다.
전 씨는 주로 포획 트랩을 이용해 뉴트리아를 잡는다. 가끔은 굴 속을 뒤져 몽둥이로 포획을 하는 수도 있다. 그가 서낙동강과 해반천, 조만강 일대에 설치한 포획 트랩만 해도 150여 개다. 이 장치는 스티로폼 위에 철망을 이용해 만든 트랩을 올린 뒤 한쪽 끝에는 줄을 매단 구조다.
사냥 초기에는 고구마나 당근 등을 미끼로 썼으나 이제는 가짜 미끼도 사용한다. 전 씨가 만든 포획 트랩은 낙동강유역환경청 등에 표본으로 전달되기도 했다. 현재 "환경부 등은 이 표본을 바탕으로 각 지역에 맞는 포획틀을 만들어 보급 중이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다. 이후 책을 통해 서식 습관과 생태적 특성 등을 확인하는가 하면 100마리 정도를 해부하는 등의 노력으로 뉴트리아에 대해 완벽한 정보를 획득했다.
그는 포획한 뉴트리아를 마리당 2만 원을 받고 지자체에 넘겼다. 그러나 요즘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매일 경비로 주는 4만 원 밖에 못받는다. 지자체의 수매 예산이 바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 씨의 뉴트리아 박멸에 대한 각오는 대단하다. 그는 "지자체가 수매를 하지 않더라도 잡아야 한다. 농작물 피해를 입은 농민들의 부탁을 뿌리칠 수도 없고, 가만 두자니 개체 수가 너무 많아져 안 잡을 수가 없다"며 "뉴트리아를 완전 퇴치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