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인 "부지활용 계획 밝혀라"
- 학교 측 "충분한 검토 필요"
부산외국어대학교 우암동 캠퍼스 인근 주민과 상인들이 요즘 걱정이다. 내년 3월 예정된 부산외대 캠퍼스의 남산동 이전이 불과 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학교 측은 기존 우암동 캠퍼스 부지의 활용 방안을 내놓지 않아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주변 지역이 '공동화'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5일 오후 남구 우암동 부산외대 앞 상가거리. 만나는 상인마다 한결같이 "학교가 옮겨가면 밥줄이 끊기는 것 아니냐"며 "학교 측이 하루빨리 명확한 부지 활용 방안을 내놓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 식당 주인은 "학교 자리에 뭐가 들어올지 알 수 없어 상인들은 대부분 막막해한다"고 한숨 쉬었다. 한 복사집 주인은 "남산동의 보증금이 비싸지만 먹고살 길이 막막해 학교를 따라 이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점이나 PC방의 경우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계약을 중도 해지하고 이전하려 해도 상권 전망이 불투명하다 보니 신규 입점하려는 사람이 없다. 당연히 보증금을 받을 수가 없으니 이사를 하지도 못한다. 게다가 학교 측이 캠퍼스 이전 후 부지 활용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어 당분간 상권 공동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게 주변 부동산 업계의 전망이다. 인근 무허가 주택 마을인 우암공동체(철탑마을)의 53가구 주민 130여 명도 "캠퍼스가 이전해야 주거지를 철거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인지 등의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학교 측의 모호한 입장에 답답해하고 있다.
현재 학교 측은 "이전 뒤 수익성을 고려해 명확한 활용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재단인 성지학원 측은 지난 10월 사업본부장을 파견했지만 우암동 부지의 경사가 워낙 심한데다 주변 교통 여건도 좋지 않아 아파트나 상가용으로 사업성이 있는지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암동 부지는 대학설립운영규정에 따라 교육청에 교육용 자산으로 등록돼 있다. 향후 캠퍼스가 이전하면 남산동 부지가 교육용 자산으로 교육청에 등록되는 반면 우암동 부지는 수익용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다. 학교 측은 부지가 수익용 자산으로 전환한 뒤 충분한 수익성 검토를 거쳐 활용 방안을 정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우암동 부지 활용과 관련한 용역을 3개 업체에 의뢰한 상태이고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외대 관계자는 "수익성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섣불리 부지 활용 방향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며 "다만 아파트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놓고 수익성을 검토해 본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