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대교의 도개기능을 통제하는 도개제어실. 전민철 프리랜서 jmc@kookje.co.kr

영도대교 도개 장면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길이 31.3m(폭 25.3m)에 무게 590t에 달하는 다리를 어떻게 들어 올릴까.

영도대교는 전동모터와 연결된 기어의 회전력으로 움직인다. 기계장치가 교각에 수평으로 설치된 축을 회전시켜 다리를 들어올리는 방식이다. 94개의 대형 톱니바퀴 기어 1개가 돌아갈 때마다 1도씩 최대 94도까지 들어 올릴 수 있게 설계됐다. 옛 영도대교와 겉모습뿐 아니라 구동원리도 똑같다. 예전에는 도개를 위해 50마력짜리 유압식 전동기가 쓰였지만 지금은 소음이 거의 나지 않으면서도 훨씬 용량이 큰 215마력짜리 전동기 2대를 사용한다.

도개부의 무게는 균일하지 않다. 차량 통행에 따른 진동으로 다리가 흔들리거나 뜨는 것을 막기 위해 끝 부분을 무겁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들어 올릴 때는 무게가 균일할 때보다 더 큰 힘이 필요하다. 평형을 맞추기 위해 도개부 시작 부분에 매단 1800t의 무게추 덕분에 적은 힘으로도 다리를 들어 올릴 수 있다고 시공사 측은 설명했다.

동력보다 중요한 것은 감속과 제동이다. 올려진 다리가 다시 내려올 때 속도가 빠르면 엄청난 충격을 받게 돼 마지막 순간의 속도를 0에 가깝게 하는 게 중요하다. 이 때문에 모터에서 발생한 힘은 먼저 감속기를 두 차례 통과하고 기어에 전달돼 완전한 도개에 2~4분이 소요된다.

부산시는 영도대교를 운영하는 데 전기료가 연간 2400만 원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개 한 차례에 약 6만5000원이 필요한 셈이다.

이 외에도 도개 시 기계실 근무자와 교통통제 인원 등의 인건비도 필요하다. 영도대교 관리를 맡은 부산시설공단은 현재 비상근무 체제로 13~15명을 운영하고 있다. 체계가 안정되면 앞으로 4~6명 정도로 줄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