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허브공항을 꿈꾸며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위해 뛰어온 부산시가 전략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정부때 신공항이 무산된 이후 공항정책이 환승전용내항기와 KTX 연결 등 인천공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지만 부산시는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평가다.

애초 대한항공이 A380 대형기종을 도입하며 지역 승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추진한 부산∼인천 환승전용내항기에 대해 부산시는 오락가락 찬반 입장을 보였다.

부산 유일 유럽노선인 루프트한자가 최근 수익감소 등을 이유로 내년 4월부터 운항중단을 밝히자 뒤늦게 항공사를 찾아가는 뒷북행정을 보이기도 했다.

부산시는 루프트한자의 운항중단에 대해 신공항 유치와는 별 상관이 없다며 내년 국토교통부의 영남지역 항공수요조사 용역과 신공항 입지타당성 용역 예산 증액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산시는 신공항 전략 중 하나인 김해공항 잠재노선을 현실화하기는 커녕 기존 노선도 지키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루프트한자의 단항을 비롯해 최근 김해공항에서 이어지는 항공사의 운항중단 소식은 부산시가 강조하는 영남지역 항공수요조사 용역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정부에서 신공항 유치에 적극적이었던 허남식 부산시장이 3선 임기에 접어들면서 현 정부의 소극적인 신공항 정책과 맞물려 유치의지가 약화된 것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정치적인 성과로서의 신공항 유치가 아니라면 부산시가 이제라도 명확한 유치전략과 함께 지원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부산시는 항공관련 예산이 전무한 상태다.

신규노선에 운임보전을 해주고 있지만 3년간 예산이 3억8천만원에 그칠 정도로 지원여력이 적어 예산확보가 시급하다.

7명에 불과한 담당 직원도 잦은 부서이동을 하는 인사패턴도 바꿔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항공전문가들은 지난 4월 출범한 김해공항 중장거리 노선 유치협의회도 부산시 핵심급 인사가 참여하는 기구로 격상하거나 별도의 신공항 태스크포스 구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중장거리 신규 취항을 위해서도 인천공항 중심인 대한항공 등 국적항공사보다는부산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부산과 외국항공사에 인센티브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에어부산은 2018년 A330을 도입해 미주 노선을 띄운다는 장기계획을 갖고 있다.

최치국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항공노선 취항은 단순한 교통수단의 연계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 노선 개발과 신공항 유치는 불가분의 관계"라며 "인천공항 중심의 공항정책에 맞서는 장기적인 로드맵으로 신공항 유치건설을 추진해야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