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준점수 예상도 어려워
- 수치 천차만별 신뢰도 의문
사상 처음 수준별 시험으로 치러진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입시 과정에서 유례 없는 혼선을 부르고 있는 가운데 입시학원들이 성급하게 온라인상에 내놓은 정시모집 배치표들이 '깜깜이 수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8일 인터넷에서 입시학원들이 내놓은 2014학년도 정시모집 배치표를 검색한 결과 서울대(가군) 의예과의 경우 이날 오후 6시 현재 입시업체 유웨이중앙이 표준점수 552점을 합격선으로 제시한 반면 메가스터디는 542.44점으로 예측해 9.56점 이상 차이가 났다.
고려대 의예과도 유웨이중앙의 예측치(544점)와 메가스터디의 예측치(539.62) 사이에도 4.38점의 격차가 있었다. 고려대 경영학과도 유웨이중앙 544점, 메가스터디 534.66으로 차이가 났다.
입시 과정에서 배치표가 꼭 따라야 할 지침이 아닌 참고용 자료로 쓰인다는 점을 감안해도, 업체마다 예측 수치가 들쭉날쭉해 과연 어느 정도 신뢰성을 갖는지 의구심을 자아낸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배치표가 지나치게 성급하다는 점이다. 경남고 박원주 교사는 "배치표는 수천~수만 명의 가채점 결과를 취합한 뒤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끝에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며 "7일 시험을 끝났는데 벌써 신뢰할 만한 배치표가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선 교실은 이번 수능에 따른 수험생의 입시전략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교사와 수험생들이 혼란에 빠져 있다. 올해 처음 A·B형 선택형 시험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수험생들의 표준점수를 예상하기 힘들어졌고, 지금까지 축적해놓은 자료도 활용도가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입시기관들의 성급한 배치표 등 쏟아지는 정보를 걸러내지 않으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래고 서진관 교사는 "입시 때마다 빚어지는 학생들의 혼선은 입시기관이 불안을 부각하고 지나치게 신속함을 강조해서 빚어지는 측면도 있다"고 차분한 대응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