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없는 수요예측에 따른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 비싼 통행료 등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거가대로 자본재구조화는 각종 기록도 남겼다.
무엇보다 주무관청인 경남도·부산시는 재구조화 과정에서 한목소리로 민간사업자를 적절히 압박하면서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와 분쟁 없이 협상을 끝내는 성과를 올렸다. MRG관련 협상을 분쟁없이 마무리하기는 전국에서 처음이라고 경남도는 밝혔다.
중재판정에서 패해 기회비용 2천628억원과 이자 729억원을 추가로 지급한 경기도 용인경전철이나 자본금 대비 50% 정도가 기회비용으로 합의된 서울 도시철도 9호선과 대비된다고 경남도는 내세웠다.
이번에 주무관청은 새 투자자에게 원금 격인 거가대로 운영권 가격을 1조5천948억원으로 인정했다.
대우건설 등 시공사 컨소시엄 8개사 자기자본 4천300억원에다 타인자본 9천813억원, 건설기간 은행이자 수준의 프리미엄으로 자본금의 43%인 1천835억원을 보태 결정했다.
경남도 등은 거가대로 건설 후 통행량이 예측량의 70%에도 못 미쳐 최소운영수익보장(MRG)에다 매년 물가 인상률만큼 통행요금을 인상키로 한 협약 미이행 보전금으로 40년간 5조원 이상의 재정부담을 안을 것으로 우려되자 사업시행자가 제출한 자금 재조달 방식을 승인하지 않고 협상을 벌여 비용보전방식을 관철했다.
사업시행자 요구대로 MRG 방식을 유지하되 보전 하한선을 77.55%에서 69.4%로 낮춘 채 투자자만 바꾸는 자금 재조달에 따른 이익 공유방식을 택했다면 4천688억원의 재정을 절감하는데 그쳤을 것이라고 도는 설명했다.
기존 실시협약대로 첫해인 2011년 MRG 보전금은 464억원이나 됐고, 지난해엔 603억원으로 뛰었다.
MRG 보장률을 77.55%로 유지하면 한 해 재정보전금은 최고 2천500억원에 이르러양 시·도가 절반씩 부담한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재정에 심각한 부담을 안겨줄 상황이었다.
특히 전반기 20년간 MRG가 2조5천675억원인데 비해 후반 20년간 요금 동결에 따른 보전금은 2조8천911억원으로 애초 우려했던 MRG보다 더 큰 부담으로 떠올랐다.
당초 협약에선 소형차 기준 1만원으로 출발한 통행료를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올려 최고 3만원까지 인상하게 돼 있었다.
하루 2만1천대 가량으로 출발한 통행량은 6만대까지 될 것으로 과다 계상됐다.
다행히 이번 변경 협약에선 10년에 1천원 인상하는 것을 전제로 해 사실상 동결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갖게 됐다.
종전 협약대로라면 37년간 37회 요금을 인상할 것으로 돼 있던 것을 3번가량으로, 그것도 매회 1천원 인상으로 못을 박은 것이다.
협약은 당시 12.5%의 높은 수익을 보장하게 돼 있었고 당시의 사회경제 지표를 근거로 했다고 하지만 너무 터무니없이 빗나간 예측에 대한 책임 문제는 두고두고 논란을 빚을 전망이다.
실제 경남도와 부산시가 재구조화를 추진하면서 교통량과 통행료 수입을 추정하는 용역을 다시 한 결과 교통량은 협약의 55.4%, 통행료 수입은 기존 협약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23.5%만 각각 반영됐다.
또 이번 변경 협약에서 적용된 수익률 4.7%는 최근 자본재구조화에 성공한 민간사업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용인경전철은 5.09%, 대구범안로는 5.20%, 서울지하철 9호선은 4.86% 등이었다.
거가대로의 경우 주무관청과 사업자 서로 위험부담을 줄이려고 사업기간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반반씩 적용하되 기준금리는 5년 만기 국고채로, 사업 위험 수준에 따른 가산금리는 1.6%로 최종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주무관청은 특혜시비를 차단하려고 국내 4대 금융기관으로 제한한 공개경쟁을 직접 추진, 가산금리를 2.41%에서 2.04%로 낮췄다가 최종 1.6%까지 내렸다.
거가대로 자본재구조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자사업 주무부서인 기획재정부도비용보전방식 자체가 전례가 없고 관련 법규도 없어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가 나중엔 적극 추진 쪽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와 타 지방자치단체들도 이번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경남도로선 거가대로는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지만 연간 평균 200억원의 MRG를 물어야 하는 마창대교란 '재정 폭탄' 뇌관을 해체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거가대로보다 앞서 준공된 마창대교는 이미 시공 건설사에서 재무적 투자자로 주주가 바뀌었지만 MRG방식이 유지되고 있어 비용보전방식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국적으로 민간투자사업 사후문제 해결에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한 경남도가 마창대교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