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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초대석 <38>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

법관 퇴임 후 전관예우 유혹 뿌리쳐… "국민과 약속 지킨 것이죠"

  • 국제신문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13-10-24 19:54:31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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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이 다음 달 개정판이 나오는 저서 '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를 들고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대형로펌 스카우트 거절하고 귀향
- 지역 무료변론 대비 변호사 등록
- 시원공익재단 이사장 맡아 헌신

- '이순신 전도사'로 인생 2막 만족
- 장군의 내면 알리려 책 4권 발간
- 강연서 백성 사랑한 리더십 강조

- 차기 부산시장이 필요한 자질은
- 시민·지역 끔찍히 사랑하는 것

우리 사회의 부패나 불공정을 뜻하는 대표적인 단어로 전관예우(前官禮遇)라는 말이 있다.

전직 판사나 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해 처음 맡은 소송에 대해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특혜를 뜻한다. 법조인이 전관예우의 유혹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다. 판사나 검사로 퇴직 후 로펌으로 가는 게 관행처럼 된 우리사회에서 김종대(65) 전 헌법재판관의 인생 2막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헌법재판관이라는 최고위 법관을 마친 뒤 서울지역 내로라하는 대형 로펌의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치고 30년 가까이 판사로 근무했던 고향으로 돌아온 것은 법조계 안팎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지난해 9월 헌법재판관을 퇴임한 후 부산에서 '이순신 전도사'로 살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시원공익재단 이사장직을 맡아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이순신 전도사로 강연과 지역의 법조 전문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직에 있을 때보다 오히려 더 바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웃음)

-헌법재판관을 퇴임하신 지 꼭 1년이 됐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와 인생 2막을 시작하셨는데 지금 생활에 만족하십니까.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받은 후 서울에서 6년간 살았어요. 서울에서의 삶은 편리했지만 의리 있고 인정 많은 친구들이 있는 부산에 가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했지요. 인생 후반부는 행복을 나누며 살고 싶어요. 지금 해운대에 살고 있는데 아침에 일어나 아내와 함께 동백섬을 산책하다보면 정말 부산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울의 대형 로펌으로 가거나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부산에서 삼일회계법인의 법률 자문 역할을 하고 계시죠.

▶대형 로펌에 가거나 변호사로 개업해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또 헌법재판관 임용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이 퇴임 후 전관예우를 받으며 연간 수십억 원씩 돈을 버는 변호사 활동을 할 것 아니냐는 지적을 했습니다. 당시 저는 사건을 직접 수임해 돈을 버는 변호사는 하지 않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국민과 한 약속을 지켜야겠죠. 대신 기업의 공익적 측면에서 삼일회계법인에 법률 자문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제가 이순신 강연을 하는 일도 적극 뒷받침해주고 있어요.

-변호사 개업은 하지 않고 부산에서 변호사 등록은 하셨습니다. 좀 특이합니다.

▶변호사 개업은 하지 않았지만 지역 사회를 위해 무료 변론을 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를 대비해 일단 변호사 등록을 한 것입니다.

-법무법인 국제에서 변호사 영역 전문화 TF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일하다 보니 지역 법률 시장의 전문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지역 사건들마저 서울지역 대형 로펌들이 수임하다보니 지역민들이 비용이나 시간 면에서 부담이 큽니다. 부산지역 사건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민들이 만족할 만한 법률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지역의 변호사들이 건설, 해상 등 다양한 분야별로 전문화돼야 합니다. 부산의 대표적 법무법인 가운데 하나인 '국제'가 먼저 전문화에 나선다면 부산 법조계에 이런 흐름이 점차 확산돼 자리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생 2막은 이순신 정신 전도사로 살고 계십니다. 이순신 장군 연구와 정신을 알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운명이라 생각합니다. 1975년 7월 법무 정훈장교로 지낼 때였는데 장교와 사병 50명을 상대로 교육을 하라고 지시가 내려왔어요. 그때 서점에서 노산 이은상 선생이 지은 '충무공의 생애와 사상'이라는 책을 발견했죠. 그 책을 읽고 이순신이 이런 사람이었구나,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자료를 모으고 강연도 하게 됐습니다.

-이순신 장군 관련 책 4권을 내셨는데요. 법조인으로 바쁜 생활을 하셨을 텐데 책까지 낸 열정은 대단합니다.

▶우리 국민들 중 70%가 역사상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이순신으로 꼽지만 알고 있는 지식은 초등학교 교과서 수준입니다. 그냥 왜적이 쳐들어올 때마다 이기고, 감옥을 가기도 했다는 게 대부분이죠. 이순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갔는지 하는 생애와 사상, 부하와 백성 그리고 나라를 끔찍히 사랑한 마음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을 내게 됐습니다.

-강연이나 책에서 이순신 정신과 내면을 많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순신의 리더십은 무엇인가.

▶이순신은 자나깨나 왜적을 어떻게 무찔러 국가를 지킬 것인지 고민합니다. 원균은 엄청난 전력을 갖추고도 왜적에게 졌는데 이순신은 잔병을 모아서 싸웠는데도 이겼죠. 저는 지휘관 한 사람의 차이로 이렇게 전세가 달라질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그래서 이순신 리더십을 이끈 내면 연구에 천착했죠. 오랜 공부 끝에 이순신은 공적인 가치에 중점을 두었다는 점을 알아냈어요.

-공적인 가치의 근간, 좀 어렵게 다가옵니다.

▶한마디로 '인격의 리더십', '감동의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뿌리는 사랑, 정성, 정의, 자력 등 4개의 가치입니다. 백성을 지극히 사랑하고 모든 일에 정성스러움이 있었기 때문에 왜구를 무찌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강연 요청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최근 10년간 120차례 넘게 강연을 하셨죠.

▶이순신 정신을 보급한다는 생각으로 전국을 돌며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바쁘단 핑계로 하지 않는다면 이 양반이 지하에서 야단칠 것 같아요. 어린이, 청소년은 물론 공무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어요.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최근에는 시원공익재단 이사장직을 맡으셨는데요.

▶부산지역 기업 최초의 공익재단이라는 상징성이 큰 시원공익재단 이사장직을 맡게 된 만큼 어깨가 무겁습니다.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이라는 재단 설립 취지에 맞도록 어떤 일을 해야할 지 고민하고 있어요. 어려운 이웃과 지역을 위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겠지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분이 부산시장이 되어야 하는지 의견들이 많습니다. 지역사회의 원로로서 부산시장의 첫번째 자질을 꼽는다면?
▶부산시장이 되려는 사람은 자신의 입신양명보다 먼저 시민을 사랑하는 사람, 그것도 시민과 부산을 끔찍히 사랑하는 사람이 부산시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순신처럼 백성과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 부산시장이 되면 더없이 좋겠죠.


# 김종대는 누구

- 30년 가까운 법관생활
- 지역서 보낸 대표적 '향판'
- 삼성차 인수 조정 등 해결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은 1948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고시 17회에 합격한 뒤 부산지법, 대구고법,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 창원지방법원장 등을 역임했다. 법관 생활의 대부분을 지역에서 보내 대표적 '향판'으로 불린다. 2006년 9월 이후 지난해까지 헌법재판관으로 근무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법시험 동기이자 노 전 대통령과 절치한 법조인인 '8인회 멤버'로 알려져있다.

부산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지역 현안을 많이 해결했다. 특히 삼성자동차 조정 사건은 지금도 지역사회에 회자되고 있다. 삼성자동차 파산을 막기 위해 발로 뛰어다니며 르노가 인수할 수 있도록 조정자 역할을 했다. 당시 삼성자동차가 파산하면 우리 경제가 5년간 20조 원의 적자를 보고 지역경제가 무너질 상황이었다. 주변에서는 '부산시장 나갈거냐'는 눈치를 주기도 했지만 부산사랑이라는 진심으로 채권자인 삼성물산과 은행권을 설득했다.

'이순신 전도사'로 유명한 그는 2002년 '이순신 장군 평전'을 시작으로 '여해 이순신' '내게는 아직도 배가 열 두 척이 있습니다' 등을 출간했다. 지난해 '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를 발간했고 다음 달 개정판이 나온다. 이 책은 충무공의 생애와 리더십을 집대성한 역작으로 꼽힌다. 그의 남은 희망은 이순신 정신을 어린이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이순신 학교'를 세우는 것이다.

법조계에서 그는 강직하면서도 상생을 강조하는 '맏형'으로 통한다. 그가 퇴임할 당시 후배 법관들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상생의 길 위에 서서'라는 퇴임기념 문집을 출간해주기도 했다. 늘 약자의 편에 서서 '상생'을 강조했던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의 결정과 판결을 수록하고 후배들이 선배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낸 책이다.

아들 윤기 씨가 사법시험에 합격해 지난 4월 사법연수원에 입소하는 등 대를 이은 법조인 가족이다.


※프로필

▷1948년 경남 창녕 출생 ▷1967년 부산고등학교 졸업 ▷1972년 서울대 법대 졸업 ▷1975년 제17회 사법시험 합격 ▷1979년 부산지법 판사 ▷1981년 창원지법 진주지원 판사 ▷1983년 부산지법 판사 ▷1985년 부산지법 소년부지원 판사(겸) ▷1990년 대법원 재판연구관 ▷1991년 창원지법 충무지원장 ▷1993년 부산지법 부장판사 ▷1997년 울산지원장 ▷1998년 부산지법 부장판사 ▷1999년 부산고법 부장판사 ▷2000년 부산지법 수석부장판사 ▷2002년 부산지법 동부지원장 ▷2005년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 ▷2005년 창원지방법원장 ▷2006년 9월~2012년 9월 헌법재판소 재판관 ▷2013년 9월 시원공익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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