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시민단체 "실력저지"
5개월 넘게 정기검사(계획예방정비)를 벌여왔던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사실상 재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인근의 부산 기장군 주민과 시민단체들은 '수명 재연장 포기' 없는 재가동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갈등이 우려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지난 4월 12일부터 계획예방정비를 해온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해 가동을 승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원안위는 이번 정기검사에서 시설 성능분야 90개 항목을 검사했다. 검사 결과 원자로·관계시설의 성능과 운영에 관한 기술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비 기간에 고리 1호기의 원자로헤드와 비상디젤발전기를 교체했으며, 주 제어실 설비도 개선했다.
원안위는 또 이번 정기검사 기간 중 고리 1호기에 사용된 부품 관련 서류의 위조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위조된 시험성적서는 39건(49개 품목)이고, 진위여부 확인이 불가능한 시험성적서는 38건(39개 품목)으로 드러나 설치된 부품을 교체하고 시험성적서를 재발행했다. 또 위조된 기기검증서가 1건 발견됐지만 시설에 설치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이에 따라 30일 새벽 1시 고리 1호기의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한수원은 다음 달 5일 새벽까지 종합성능시험을 실시해 이번에 교체된 주요설비의 안전성을 확인한 뒤 원자로 재가동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원전 인근 주민과 시민단체들은 재가동을 저지하기 위한 실력 행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역 주민들은 "지난 27일 주민설명회 때 '주민들은 수백억 원을 들인 고리 1호기 부품교체를 수명 재연장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으며 수명 재연장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재가동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한수원에 전달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핵시민부산대책위원회 최수영 공동집행위원장도 "계획예방정비로 설계수명을 넘긴 노후 원전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없다"며 "수명완료가 4년 남은 시점에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설비를 교체하는 건 다른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역 시민단체, 주민들과 힘을 모아 재가동 저지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수명 재연장 여부는 정부 차원에서 결정되는 것으로, 한수원이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고리 1호기는 1978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해 2007년 6월 설계수명이 만료됐지만 10년간의 일정으로 재가동을 승인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