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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초대석 <35> 이용관 BIFF 집행위원장

BIFF 발굴 인재들 영화 만들어 재참여… 선순환 구조가 영화제 힘

  •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   입력 : 2013-09-26 19:21:44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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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다음 달 3일 개막하는 올해 BIFF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프리랜서 jmc@kookje.co.kr
- 올해 개·폐막작에 의견 분분
- 좋은 평가 받을 것이라 확신
- 전체 섹션 프로그램도 우수

- 젊은 혈기로 뭉쳐 BIFF 시작
- 이렇게 성장할 지 예상 못해
- 이젠 책임감에 발 뺄 수 없어

- 정부, 문화융성 강조하면서
- 영화제 지원금 축소 움직임
- 브랜드 가치 걸맞게 해줘야

- 세계적 영화제 착근 위해서
- 안정적 재정지원 필수 요건
- 문화적 마인드로 접근 필요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다음 달 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일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BIFF 내부에서는 올해 영화제가 여느 때보다 '아시아 대표 영화제'에 걸맞은 내실 있는 프로그램들로 채워졌다는 자평이 나오고 있다. 자신감 있게 준비한 만큼 관객의 평가를 절실하게 기다려질 터. 가장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개막을 준비하는 이는 BIFF조직위원회 이용관(58) 집행위원장일 것이다.

지난 2010년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이 물러나고 이 위원장이 BIFF를 맡은 지도 3년째가 된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공식 석상에 자주 얼굴은 내비쳤지만, 말수를 줄이고 가능한 한 나서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영화의전당 개관 초기 BIFF 폐막 기자회견에서 영화제와 영화의전당이 협조가 잘 안 된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등 할 말은 하는 이른바 '보스 기질'을 보여주기도 했다.

BIFF의 '아버지'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 뒤를 이어 BIFF의 '큰형' 역할을 자처하는 '이용관' 위원장을 영화제 마지막 준비가 한창인 영화의전당에서 만났다.


-올해 BIFF가 선정한 개·폐막작이 화제입니다. 부탄의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사례는 처음인데 반응이 어떻습니까?(올해 BIFF 개막작은 부탄 키엔체 노르부 감독의 '바라:축복, 폐막작은 김동현 감독의 '만찬'이 선정됐다)

▶다들 의외란 반응이 많네요. 부탄의 영화가 잘 알려지지 않았으니까요. 폐막작도 비교적 신인 감독의 작품이고…. 하지만 저는 올해 개·폐막작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어느 해에는 대중적인 영화를 선택할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예술성이 짙은 영화를 고르는 경우도 있는 것이지요. 개·폐막작뿐만 아니라 올해는 전체 섹션 프로그래밍이 전반적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각 섹션의 주제에 맞는 작품들이 선택됐어요. 특히 아시아와 한국 영화 섹션은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아시아의 대표 영화제답게 아시아와 한국의 재능있는 감독의 작품을 발굴해 관객에게 소개할 수 있게 됐어요.

   
-지난 1일 개막 기자회견에서 BIFF의 정체성을 강조했는데, 과연 그것이 무엇인가요.

▶처음 BIFF를 시작했을 때 아시아 영화의 연대, 한국 영화의 해외 진출 창구 마련, 비경쟁 영화제 등 세 가지를 지향했습니다. 그동안 BIFF는 아시아 영화인들의 성원에 힘입어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발돋움했습니다. 이제는 그들이 보내준 성원과 지지에 어떻게 보답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아시아영화아카데미, 아시아프로젝트마켓 등을 통해 재능 있는 영화인을 길러내고 그들이 영화를 잘 만들 수 있게 지원하는데 힘쓰고 있고요. 그렇게 노력한 결과 각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영화인들이 다시 좋은 영화를 만들어 BIFF에 초청받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곧 BIFF의 정체성이 아닌가 싶어요. 다만, 올해 좋은 한국영화를 많이 발굴했는데 이들이 영화제가 아닌 극장에서 관객과 만나는 방법은 없는지 새로운 과제가 생겼어요. 처음 지향했던 세 가지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대안을 찾는 것, 그것이 BIFF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지요.

-영화의전당에서 BIFF를 열게 된 것도 세 번째가 됩니다. BIFF 전용관으로서 어느 정도 운영이 안정되었다고 보시는지요.

▶영화의전당이나 저희 모두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올해는 영화의전당 구석구석을 잘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려고 합니다. 우선 영화의전당 비프힐 1층을 관객을 위한 서비스 라운지로 개방합니다. 저희로서는 과감한 선택입니다. 그만큼 관객을 위한 서비스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고요. 또 임권택 감독의 한국영화 회고전을 지난 23일부터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BIFF 전용관인 영화의전당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관객이 얼마나 호응해줄지가 관건이지만, 영화의전당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면서 전용관으로서 이점을 최대한 살리려고 합니다.

-올해로 BIFF 집행위원장을 맡은 지 3년째입니다. 그동안의 활동을 자평한다면 어떻습니까.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이 그만둔 뒤 정말 힘들었습니다. 지난 3년간 '김동호'의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새삼 느꼈지요. 김동호 위원장의 빈자리가 크긴 하지만, 3년간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1회 때부터 김동호 위원장 옆에서 영화제를 준비했고, 박광수 감독 등 많은 영화인에게 영화제에 대해 배웠던 것이 도움됐습니다.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를 비롯해 직원들과 스태프들이 잘 따라준 덕분에 욕먹지 않을 정도로 해나가고 있다고 봅니다.

-BIFF를 만든 공신으로 보람과 자부심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1985년 경성대 영화학과 교수로 젊은 나이에 부산에 내려와 박광수 전양준 등 서울의 영화인을 부산으로 끌어들이고, 김지석 오석근 등 부산의 영화인을 모아 BIFF를 만들었습니다. 젊은 영화평론가로 잘 나갔었는데 왜 고생을 자처했는지…. 처음에는 이런 거창한 영화제가 아닌 '영화 마니아'들을 위한 영화제를 기획했어요. 젊은 혈기에 다들 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자신했었으니까요. 그런데 1회에 관객이 18만 명이나 몰렸어요. 저희는 최대 7만 명 정도 예상했었거든요. 덜컥 겁이 났죠. 그래서 도망갔다가 잡혀 오고, 또 도망갔다가 끌려오고. 이제는 뭐…(웃음). 그런데 다들 저보고 '다 니 책임이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해요. BIFF의 성공을 계기로 부산시가 영화도시를 만드는 데 공을 들였고 인프라 투자를 많이 했으니 이제 산업적인 부분까지 책임지라는 뜻이겠죠. 또 서울에서는 좋은 인력을 죄다 부산으로 끌어내렸으니 책임지라네요. 앞으로도 그동안의 고생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동안 BIFF를 이끌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그중 예산 문제가 늘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최근 기획재정부 쪽에서 전국 영화제에 대한 지원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이번 정부가 '문화융성'을 강조하면서도 모든 문화예산을 깎고 있으니 대체 무엇이 문화융성을 위한 길인지 묻고 싶습니다. BIFF가 성공했으니 자립하라고 얘기하는데, 공공의 성격을 지닌 영화제가 어떻게 자립을 하나요. 대표적인 사례로 세계 최대 영화제인 칸영화제도 전체 예산의 3분의 2는 정부가 지원합니다. BIFF의 브랜드 가치는 인정하면서 지원은 못 해주겠다고 하니 답답할 지경입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정 지원이 필수입니다. 단순히 세금을 쓴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 행사가 갖는 브랜드 가치를 인정하는, 문화적인 마인드로 생각해줬으면 합니다.

-이제 BIFF도 곧 스무 살이 됩니다. 20회 BIFF는 어떤 모습일까요.

▶특별히 다른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그동안 해왔던 대로 열심히, 잘 준비하는 것이지요. 다만 25회쯤 되면 아시아 영화인 전체가 BIFF를 통해 친구가 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합니다. 자국 중심주의에 빠진 중국과 일본이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아시아인들의 영화 축제, 그것이 BIFF의 자부심이자 경쟁력이니까요.


※프로필

▷경기도 금촌 출생(1955년) ▷중앙대 영화학과 및 대학원 졸업 ▷경성대 연극영화과 교수(1985~1994년) ▷계간 '영화언어' 발행, 편집인(1995~2005년) ▷대종상영화제 집행위원, 심사위원(1993~1994년) ▷서울단편영화제 심사위원 및 집행위원장(1994~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1996~1999년)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2007~2010년) ▷중앙대 영화학과 교수(1995~2012년) ▷중국 북경 중앙희극학원 객좌교수(2007년~)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2010년~) ▷동서대 영화학과 교수(2012년~)

◆저서:영화용어 해설집(1991년), 할리우드:할리우드 영화의 산업과 이데올로기(1992년), 영화작가주의의 역사와 실천(1997년), 한국영화를 위한 변명(1998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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