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난해 9월 부산관광공사 소속 스토리텔러 '이야기 할매 할배'가 갈맷길 중 부산 해운대 기차소리길 코스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길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국제신문DB |
- 홈페이지·앱 각종 정보 많지만
- 해설자 동행 프로그램 빈약
- 기관·지자체별 일부 시행에도
- 제각각 운영으로 통일성 없어
- 이야기 할매 할배 좋은 사례
2009년 부산의 걷기 코스인 갈맷길이 조성되기 시작, 현재는 부산 전역을 잇는 '700리 갈맷길'이 9개 코스 20여 구간별(총연장 263.8㎞)로 세분화돼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걷기 운동의 기본 인프라는 갖춰졌다. 누구나 관광안내소 등지에서 갈맷길 지도를 얻거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지도를 보며 코스를 돌아볼 수 있다.
이처럼 개별적으로 코스를 쉽게 방문할 수는 있지만 전문가로부터 해설을 듣거나 안내를 받으며 코스를 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어 개선이 요구된다. 그냥 걷기만 하는 코스일 뿐 가이드(길 해설사)가 동행해 그 길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해주고 그 지역의 역사성을 되새기게 하는 프로그램이 빈약한 것이다.
그래서 하드웨어는 대체로 잘 갖춰져 있지만 갈맷길을 채워줄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걷기 코스별 스토리텔러 육성 및 운영은 앞으로 5년을 내다보는 갈맷길의 과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설 프로그램이 없다
 |
| '(사)걷고싶은부산' 홈페이지 |
부산 갈맷길을 운영하는 단체인 사단법인 '걷고싶은부산'(http://www.greenwalking.co.kr) 인터넷 홈페이지. 갈맷길을 총괄 운영하는 단체의 웹페이지인 만큼 갈맷길과 관련한 전반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뭔가 '심심'하다.
웹페이지는 9개 코스에 대한 안내와 코스별 볼거리, 숙박업소와 맛집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가령 기장과 해운대 바닷길을 따라 형성돼 있는 1코스는 임랑해수욕장과 대변항, 해동용궁사, 달맞이길, 문탠로드 등을 잇는 총 33.6㎞ 연장의 길이다. '진심으로 소원하면 이뤄진다는' 해동용궁사나 '용녀의 전설이 서려있는' 시랑대 등 주요 지점별 방문지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곁들여져 있다. 스마트폰 갈맷길 애플리케이션도 비슷한 정보를 담고 있다.
간단한 정보를 얻을 수는 있지만 코스별 해설이 함께하는 상설 프로그램은 운영되지 않고 있다. 걷고싶은부산이 주최하는 걷기축제는 매달 한 차례 장소를 변경해가며 개최되고 있다. 하지만 걷기축제는 특정 장소에서 진행될 뿐이다. 콘텐츠가 있는 걷기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그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해설 프로그램 중구난방
부산시와 걷고싶은부산은 갈맷길 전반에 대한 안내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각 기관이나 단체가 갈맷길 일부 구간에 대해 해설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신청 '창구'가 여러 개이고 운영이 통일되지 않다 보니 수요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럽다.
부산관광공사는 지난해 9~12월 스토리텔러 제도인 '이야기 할매 할배'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운영했다. 이야기 할매 할배 26명을 연수를 거쳐 육성, 기장지역 갈맷길 중 일부 코스(▷해운대 기차소리길 ▷기장등대길 ▷기장포구길 등 3곳)에 투입, 스토리텔러 프로그램을 매주 토요일마다 운영했다. 올해는 정식 사업으로 코스를 확장했다. 관광공사는 이달부터 12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1시 이기대 갈맷길과 해운대 기차소리길, 기장등대길 등 갈맷길 코스에 스토리텔러를 배치해 해설이 담긴 갈맷길 걷기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하지만 이 역시 연중 상설로 운영되지는 않는다. 예산 부족으로 9~12월에만 한시적으로 진행될뿐이다.
부산 해운대구 역시 구비를 투입해 갈맷길 일부 코스에 대한 해설을 펼치고 있다. 신청할 경우 동백섬에 상주하는 해운대구 문화해설사가 동백섬에서 송정해수욕장까지 갈맷길을 동행하며 해설해준다. 수영구시니어클럽은 노인일자리사업 일환으로 국·시비를 지원받아 50명을 문화해설사로 육성, ▷해운대 ▷이기대 ▷송도해수욕장 ▷수영강변 등 4개 갈맷길 코스에서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몇몇 시민단체들도 길 해설사 양성에 나서고 있다.
갈맷길 전반에 대한 해설 프로그램을 가동하되, 이처럼 중구난방식으로 운영되는 갈맷길 해설 프로그램을 재정비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동아대 강영조(조경학과) 교수는 "갈맷길 안내자(가이드)는 일반 문화해설사와는 달리 전체 이야기를 숙지하고 주제를 갈래화하고, 코스별로 기승전결을 갖춰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갈맷길 코스의 스토리텔링화 작업이 이뤄져야 하고, 연관된 인력을 재정비하는 등 갈맷길에 대한 전반적인 프로그램 구성 및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市, 해설사 도입했지만 예산 없어 개점휴업
- 자원봉사 60명 선발했지만 당시 3박4일 교육이 전부
 |
| 지난해 9월 발대식을 가진 갈맷길 안내자와 지킴이. 국제신문DB |
부산시와 사단법인 걷고싶은부산은 갈맷길 안내 활성화를 위해 갈맷길 안내자와 지킴이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49명을 선발, 발대식을 치렀으며 올해 11명을 증원해 총 60명이 갈맷길 안내자와 지킴이로 활동한다. 안내자는 20명, 이 중 지킴이는 40명으로, 지킴이는 갈맷길 코스를 다니면서 이정표나 쉼터, 화장실 등 편의시설과 안전시설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점검하는 역할을 맡는다. 안내자가 갈맷길의 이야기를 재구성해 여행객들에게 소개하는 스토리텔러, 즉 해설사다. 갈맷길은 총 9개 코스 20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으니 구간별로 가이드가 한 명씩은 있는 셈이다.
안내자 선발은 갈맷길의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야심찬 출발과 달리 안내자 제도는 현재 개점휴업 상태다. 자원봉사 형태로 출발했기 때문에 시로부터 운영에 관한 예산을 별도로 지원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안내자는 대부분 숲해설사 부경협회 소속 숲해설사들이어서 코스별 지역 역사나 인문학에 대한 수시 재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선발 당시 3박4일간의 교육이 전부였다. 수시 재교육이나 이들을 연결, 활용하는데 들어가는 예산이 없어 사실상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란 것이다.
걷고싶은부산 최대현 대외협력국장은 "해설을 들으며 걷기코스를 돌아보고 싶다는 관광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나 관광객과 안내자를 연결하고, 직원을 현장에 파견해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할 만한 여력이 현재로서는 없어 기능을 못 하고 있다"며 "보수 지급이나 재교육 등 문제는 예산 지원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