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에어컨 때문이다. 열대야로 에어컨을 틀고 자다가 실내외 기온차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감기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산기상청은 올해 여름 기간(6월 1일~8월 23일) 부산지역에서 열대야가 나타난 일수는 총 27일이라고 25일 밝혔다.

이에 에어컨을 사용하는 가정이 크게 늘어났다. 더욱이 역대 최악의 전력난 탓에 공공기관 학교 회사 등에서 실내온도를 26~28도 사이로 맞춰 놓아 더위에 지친 사람이 집에서 에어컨을 많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부 박경미(여·29) 씨는 "그동안 선풍기 한 대로 집에서 더위를 버텼지만 이달 초부터는 열대야 때문에 밤에 에어컨을 틀고 있다"며 "남편도 더위로 잠을 제대로 못 이뤄 업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여서 (에어컨 가동)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이현성(16) 군은 "학교 교실이 워낙 더워 집에 오면 에어컨을 실내온도 23도 정도에 맞춰 놓고 지냈는데, 어제부터 머리도 띵하고 기침도 자주하고 있다"며 감기 증세를 호소했다.

여름 감기의 특징은 시원한 실내에 있다가 기온이 높은 바깥으로 갑자기 나갈 때 두통 신경통 등을 동반한 증상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가벼운 감기라도 놔두면 폐렴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냉방할 때는 환기를 틈틈이 시켜주고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