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청 반대에 주민도 환영
- 대장경조직위, 재신청 접수
대장경세계문화축전 조직위원회가 해인사 마애불(보물 제222호·사진)을 1200년 만에 공개하기로 했지만 자연환경 훼손을 우려한 문화재청의 반대로 난관에 봉착했다.
22일 대장경세계문화축전 조직위에 따르면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워 공개되지 않았던 해인사 마애불을 축전기간 공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조직위는 지난달 초 해인사 마애불 주변과 탐방로에 2억4300여만 원을 투입, 폭 7.2m와 길이 9.6m, 높이 4.4m의 덱과 나무교량 2개를 설치하는 내용으로 문화재청에 문화재 현상변경을 신청했다. 조직위는 마애불 주변이 비좁아 개방기간 참배객이 몰리면 안전사고의 위험이 크다는 점과 축전기간 제례의식 등 행사를 위한 공간확보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문화재 주변의 자연환경이 현저하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현상변경을 허가하지 않았다. 일부 주민들도 조직위의 현상변경에 반대의 뜻을 보이고 있다. 주민 김철기(52·합천군 가야면)씨는 "현재 공간으로도 50여 명 이상이 동시에 참배할 수 있는데도 마애불 일대에서 공사를 진행하게 되면 하루아침에 훼손될 수 있다"며 "대장경축전의 깜짝 행사를 위해 우리나라 국보의 모습이 망가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마애불이 해인사와 많이 떨어져 일반인이 찾아가기 어려운데다 축제기간 3개월여 이후에는 1년에 두세 번의 행사를 위해 보물 주변을 훼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여론에도 조직위는 공사 규모를 줄여서라도 현상변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조직위는 이달 초 사업비를 1억 원으로 줄이고 덱의 크기도 폭 5.5m∼2.3m, 길이 7.8m, 높이 3.1∼1.1m로 대폭 줄여 문화재청에 문화재 현상변경을 재신청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해인사 측이 마애불을 어렵게 공개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참배객의 안전을 위해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려는 것"이라며 "소중한 보물이 훼손되는 일은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도 "문화재는 보존이 원칙이지만 최소한의 조치로 많은 사람이 문화재를 접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조직위가 재신청한 현상변경에 대해서는 관계전문가인 위원들이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가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