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도심에서 고양이를 양파망 속에 넣고 판매하는 사진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떠돌면서 동물 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부산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0일 중구청 전자민원창구 등에는 남포동 일대 번화가에서 고양이를 양파망 속에 넣고 판매하는 60대로 추정되는 여성을 처벌해 달라는 민원이 폭주했다.

이 같은 민원은 한 외국인 여성이 지난 18일 오후 남포동 시내를 돌아다니다 찍은 한 장의 사진이 인터넷에 실린 뒤 뜨거운 동물학대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쏟아지기 시작됐다. 사진 속에는 양파를 담는 얇은 망 속에 4마리의 고양이를 한 마리씩 넣어 판매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망 속에 갇힌 고양이들은 무더운 날씨 속에 옴짝달싹 못하고 힘을 잃은 채 누워있었다. 이 외국인 여성은 한국의 한 동물보호협회의 SNS에 사진과 함께 쪽지를 보내 고양이들이 학대받고 있다며 해결할 방법이 없는지 문의했다.

이 여성이 올린 사진은 순식간에 SNS를 통해 수백 명에게 퍼졌고, 분노한 시민들은 곧장 관할 구청에 항의성 민원을 넣기 시작했다. 이틀 사이에 50건이 넘는 민원이 전자민원창구 등을 통해 접수됐다. 전화로 직접 민원을 넣은 경우도 10건이 넘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사진 속의 고양이들이 애완용보다는 식용으로 판매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일을 방치하는 것은 국가 이미지를 스스로 갉아 먹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활동가 박소연 씨는 "양파망에 동물을 넣어 판다는 것은 중국과 같은 국가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부끄러운 일"이라며 "한국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이처럼 동물을 학대하는 일은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아직 고양이 판매자를 만나지 못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주말께 신고가 들어온 곳에 찾아가 실제로 고양이를 양파망에 넣어서 판매하는지 먼저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만약 등록을 하지 않고 동물을 판매하고 있다면 동물보호법에 따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벌금 부과 등의 처벌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