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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부산 대연동의 한 경로당에서 노인들이 부채를 부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 냉방비 지원 턱없이 모자라
"이 폭염에 냉방비 지원이 한 달에 5만 원이라니."
홀몸노인 등 에너지 소외계층을 위한 부산시의 지원책이 생색내기란 지적이 높다. 시는 경로당 등 지역 내 845곳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지만, 지원 예산은 턱없이 부족해 제대로 기능을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오후 부산 남구 문현동의 D경로당.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육박한 이날 홀몸노인 최모(여·77) 씨는 연신 땀을 훔치고 있었다. 경로당 내에 에어컨 1대와 선풍기 4대가 있었지만 에어컨은 가동되지 않아 뜨거운 바람만 나오는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곳 총무 담당자는 "시설이 워낙 낡아 전기를 옆 건물에서 끌어와 사용하고 있으며 전기료는 월 2만 원씩 부담하고 있다"며 "혹시 옆집에 피해가 갈까 봐 함부로 선풍기를 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3평 남짓한 경로당 내부는 습기가 가득 차 있었고 도배지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이런 곳에서 식사와 여가 활동을 해결하는 노인들의 위생 문제마저 우려됐다.
대연동 Y경로당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아예 에어컨이 없다. 시는 2011년 경로당에 TV 냉장고 에어컨 가운데 한 가지만 신청을 받는 바람에 에어컨을 구입하지 못했다. 이에 노인들은 모든 문을 활짝 열고 선풍기를 튼 채 속옷 바람으로 생활하고 있다. 이 경로당을 이용하는 백영택(80) 씨는 "부끄러워도 어쩔 수 없다"며 "그나마 냉방비 5만 원으로 선풍기 1대를 구매해 견디기가 좀 낫다"고 말했다.
무더위 쉼터 상황이 이렇게 된 원인은 부족한 지원비. 시가 무더위 쉼터 지정 경로당에 지원하는 냉방비는 올 7, 8월 두 달간 10만 원이다. 에어컨을 켜기에는 지원금이 너무 적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이 밖에 기본 운영비 명목으로 16만4000원이 지원되지만 수도세 등 각종 공과금과 시설 보수비 등을 빼고 나면 냉방 비용으로 사용할 돈은 없다. 한 경로당 운영자는 "9.9㎡(3평)가량의 경로당을 제대로 냉방해 무더위 쉼터로서 역할을 하게 하려면 한 달 전기료로 16만 원 이상 지원해야 한다"며 "5만 원으로는 선풍기도 종일 틀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구청 관계자는 "별도의 지원 예산을 책정해도 관내 160여개 경로당 중 10여 곳을 지원하고 나면 예산의 80%가 소요될 정도로 예산이 부족하다"며 "정부 지원금을 증액하고 저소득층 밀집지와 아파트 대단지의 지원금에 차등을 둬 배분하는 등 예산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