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일간 이어왔던 송전철탑 농성을 해제하고 8일 지상으로 내려온 천의봉(왼쪽)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사무국장과 하청근로자 최병승 씨가 얼싸안고 있다. 연합뉴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주장하며 시작됐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송전철탑 고공농성이 296일만에 중단됐다.

지난해 10월 17일 송전탑으로 올라갔던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지회의 전 조합원 최병승, 사무국장 천의봉 씨가 8일 오후 1시 30분께 고공농성을 중단하고 내려왔다. 이들은 그동안 높이 50m의 송전철탑 23m 지점에 난간과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해왔다.

최 씨 등은 철탑 아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찰 조사를 받고 다시 투쟁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수배자 신분이어서 경찰 조사를 받는 것처럼 현대차도 불법파견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산동부경찰서는 회견이 끝난 후 최 씨와 천씨를 연행했다. 경찰은 48시간 동안 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두 사람은 2010년과 지난해 각각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한편 희망버스 기획단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오는 31일로 예정된 울산 방문을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비정규직회는 이날 두사람의 농성해제 시점에 맞춰 조합원을 결집시키기 위해 오전 11시 30분부터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으며, 오는 14일에는 전면파업을 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비정규직 지회는 이들의 농성을 전후해 수차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특별협의를 열었다.

그러나 사측이 '사내하청 근로자 3500명의 신규채용안'을 내놓은 반면 노조 측은 '직접 생산공정과 관련한 모든 비정규직 근로자(노조 추산 7500명)의 정규직화안'으로 맞서 갈등을 빚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