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날 계속돼 매미 급증
- 기차수준 소음에 잠 설쳐
연일 푹푹 찌는 무더위가 부산의 여름 곤충 판도를 바꿨다. 모기 개체 수는 평년보다 줄어든 데 비해 매미 울음소리가 더 커졌다.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 29~30일 이틀간 모기를 채집해 평균값을 구한 결과 모기 총매개체 수는 6986.5마리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총매개체 수인 7399.5마리보다 15% 줄어든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이욱교 연구사는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국적으로 모기 매개체 수가 많이 줄었다. 장마가 계속된 중부지방과 달리 남부지방은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모기가 알을 낳는 웅덩이가 말라 개체 수가 줄었다는 얘기다.
모기 감소는 모기 용품 시장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지난 7일까지 부산지역 이마트 6개 점의 모기약과 모기장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2%와 6.3% 줄었다.
메가마트 동래점도 모기 용품 판매가 지난해보다 18% 감소했다. 박조형(43) 씨는 "매년 여름 모기와의 전쟁을 벌여왔는데 올여름에는 거의 모기에 물리지 않았다. 모기 용품도 사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매미 소리는 커져 밤잠을 설치는 시민이 늘고 있다. 특히 말매미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말매미 소리는 기차가 지나가는 수준인 최대 110 데시벨(㏈)에 이른다. 소음 법적 기준치인 80㏈을 훨씬 뛰어넘는다. 매미를 잡아달라는 민원도 늘고 있다. 그러나 자치단체와 방역 당국은 매미가 병해충이 아니어서 방역 작업을 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고신대 문태영(생명과학과) 교수는 "연일 날씨가 맑아 매미들이 한꺼번에 부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매미는 불빛을 좋아해 민원이 심한 지역의 나무에 차단막을 설치하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낮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되고 밤에는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야간에 활동하는 올빼미족이 늘고 있다. 온천천과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에는 더위를 피하려는 시민으로 북적이고 있다. 시원한 영화관과 대형마트를 찾는 시민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하루 총매출의 29%를 차지하던 오후 8시 이후 매출이 열대야가 시작된 이후 43%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모기개체 수 조사 방법
매년 4~11월 부산지역 축사 1곳에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유문등을 설치해 채입한 모기를 종류별로 분류, 개체 수를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