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100건 안전사고 발생
부경대 실험실에서 지난 6일 고압기계 폭발사고로 설치 기술자가 사망(본지 지난 7일 자 8면 보도)하는 등 해마다 대학교 실험실에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대학 당국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7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번 부경대 사고 전 실험장비의 테스트(이산화탄소 주입)가 진행됐음에도 책임교수(지구환경과학과) A 씨는 자신의 연구실에 있었다고 한다. 당시 설치 기사와 함께 실험실에 있었던 이는 학부생이었다. 경찰은 실험실 관리운영 규정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를 토대로 책임 소재를 가릴 방침이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업체가 회사에서 이미 안전성을 테스트하고 와야 했지만 장비 설치 후 사전 동의 없이 테스트를 진행했기 때문에 안전관리자가 참관할 사항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교 안팎에서는 "전반적인 실험실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 학교의 책임이 있다"며 "각종 위험 장비와 물질을 다루는 대학 실험실이 안전 사각지대로 방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1999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실험실에서 부주의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해 대학원생 3명이 숨진 지 14년이 지났지만 실험실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소방 당국은 최근 7년간 전국 대학 실험실 안전사고는 620여 건으로, 매년 100건 정도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또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발생한 전국 대학 화재 397건 중 부주의로 인한 사고는 36.8%(146건)를 차지했다.
지난 5월 세종대 태양전지실험실에서 용기 파열로 독극물인 삼브롬화붕소(BBr3)가 노출됐으며, 두 달 후 이 학교 식품공학과 실험실에서 황산이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앞서 지난 2월 부산대 장전캠퍼스 화학관 3층 실험실에서 불이나 실험하던 인도 유학생이 손등과 발목 등에 3도 화상을 입었다. 학교 측은 사고 원인을 부주의로 판단해 안전교육과 함께 실험실 관리감독자의 일일 안전점검을 의무화했다. 그럼에도 학내 모든 실험에 교수가 참관하기 어렵다는 게 이 대학 안전담당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원칙과 달리 대다수의 대학원생이 교수의 승인만 받고 실험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올해 전국 대학에 지원하는 실험실 안전예산이 학생 1인당 2000원에 그쳐 정부의 의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