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선거에서 잇따라 교체
최근 부산지역 아파트에 여풍이 불기 시작했다. 공사비 횡령 등 각종 남성 입주자 대표의 부패 문제를 우려하는 입주민들이 여성 대표를 뽑아 비리에 제동을 걸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산 아파트 내 여성 입주자대표회장의 선출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 남구 용호동 GS자이 아파트의 입주자 대표가 기존 남성에서 여성인 허모(41) 씨로 교체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허 씨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청렴할 것"이라는 주민 상당수의 지지를 받고 단독후보로 선거에 나와 당선됐다. 과거 남성 입주자 대표들 시절 아파트 인근 주상복합 부지의 지구단위 변경 승인을 놓고 입주자대표회가 건설사와 연루됐다는 소문이 도는 등 주민 불신이 높아서다. 그 결과 청렴도 면에서 기대치가 높은 여성 대표를 지지하는 주민이 늘어났다는 게 아파트 측의 설명이다.
구청의 재건축 승인을 준비 중인 수영구 남천동 삼익타워 아파트 역시 이달 초 임모(여·65) 씨가 쟁쟁한 남성 후보들을 제치고 회장에 선출됐다. 당시 임 씨는 함께 출마한 2명의 남성 후보자들의 표(각 120표)보다 훨씬 많은 260표를 획득했다. 아파트 안팎에서는 전통적으로 고학력의 남성 회장을 선호하는 입주자대표회의 분위기 속에서 고졸 여성이 대졸 출신의 남성들을 꺾고 대표가 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대해 아파트 측은 비리에 연루되는 주민대표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여성 대표의 청렴도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결과라는 해석이다. 아울러 남성보다 살림 경험이 많은 여성이 세심하게 입주민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한몫했다.
임 회장은 "현재 아파트가 재건축 심의를 받고 있는 조심스러운 시기"라며 "마지막까지 불필요한 잡음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에서 나를 뽑아준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와 함께 해운대 벽산 2차 아파트가 이달 여성 주민대표를 뽑는 등 내부 비리 근절을 위한 입주민의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부산 최대 규모(7300세대)의 LG메트로 아파트에서는 일부 입주민들이 정화위원회 결성을 추진 중이다. 이 아파트 관계자는 "과거 아파트 하자 보상 문제로 건설사와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전 주민 대표가 임의로 건설사 측과 보상 내용을 결정하는 등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며 "이에 주민들 스스로 정화위원회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