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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대책·사전교육 병행 '학대 악순환' 끊자

아동학대 - 에필로그, 더 좋은 세상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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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부산 해운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CAP) 교육에서 학생들이 '모든 아이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세 가지 권리'를 동작과 함께 배우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교육센터 제공
- 공공기관이 출동업무 맡고
- 사설기관 사후교육 바람직

- 신고의무 과태료 규정 미비
- 가해자 처벌보다 교육 중요
- 어릴 때부터 예방에 힘 써야

아동학대 신고가 해마다 늘고 있고, 그 정도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지만 제도 개선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아동학대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후 대책과 함께 사전 예방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촘촘한 사후대책 세워야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현장에서는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신고 현장 조사와 가해자 교육 프로그램 운영의 주체를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사건 접수 후 사설기관 직원들만 현장에 나가면 조사를 반대하는 가해자를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는 데다 현장에서 얼굴을 붉힌 상담사가 다시 가해 부모 교육에 나서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관련법 개정이 논의됐으나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박금식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연구위원은 "부산에는 부산시 산하기관과 사설기관이 지역을 나눠 현장 출동부터 교육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며 "공공기관에서는 출동 업무를, 사후 교육은 사설기관에서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고의무자 제도도 보완돼야 할 항목으로 꼽힌다. 아동학대는 특히 피해자가 의사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아동이라 신고의무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따라 관련 규정이 강화돼 지난해 신고의무자가 학대를 보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10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리는 조항이 신설됐으며 올해 300만 원으로 증액됐다. 문제는 과태료 부과 주체와 징수절차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것. 해당하는 사람을 발견해도 신고를 구청에 해야 하는지 시청에 해야 하는지 정해지지 않았다.

예방과 치료를 위한 교육도 아직은 제자리걸음이다. 아동학대 가해자 대부분이 부모이고, 이들이 아동의 보호자임을 감안할 때 형사처벌보다는 교육을 통해 인식을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형사처벌 이외에는 강제로 교육을 받게 할 수 없어 재학대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아동 치료도 마찬가지. 학대받은 아동은 대부분 심리적으로 큰 상처를 입는다. 그만큼 심리 치료가 중요하지만 아이에 대한 치료비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검사비만 30만 원을 웃돌고 치료비도 1회당 4만 원가량으로 비싸지만 기관당 배정된 지원 금액은 수백만 원에 불과하다. 또 치료비를 마련했다 하더라도 이 역시 부모가 치료를 반대하면 손 쓸 방법이 없다. 김춘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동부아동보호전문기관장은 "아동학대 판정이 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지만 이건 고소·고발까지 갔을 때 적용할 수 있는 것"이라며 "가해자의 80% 이상이 부모라 실효성이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악순환 고리 끊으려면

아동학대 발생 후 사후대책을 제대로 세워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대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아동 학대 경험은 대물림되는 경우가 많은 데다 학교폭력 같은 다른 형태의 폭력으로 바뀌어 발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윤영 어린이재단 부산교육센터 소장은 "피해자가 피해를 덜 입었을 어린 나이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구조적으로 아동 학대에 관련 기관이 빨리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예방교육도 어린 나이부터 시작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아동학대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정 내 학대는 한부모 가정이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서 자주 일어나므로 학대 발생 가능성이 큰 가정 유형에 초점을 맞춰 예방교육을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금식 연구위원은 "학대 가능성이 높은 가정에 예방 프로그램을 집중하면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 피해 아동 안정 돕고 멘토가 밀착서비스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지원

- CAP 프로그램 더욱 내실화
- 올해 3만2000명 대상 교육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는 올해 지역 건설업체인 IS동서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학대 피해아동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간 학대로 신체·정서적인 상처를 입은 피해 아동을 위한 긴급 지원사업 '에일린의 마법상자'가 대표적. 이는 피해 아동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도움을 주는 사업으로 질병이나 심리치료, 검정고시, 가정환경 개선 등 아동이 시급하게 필요한 것을 파악해 지원하고 있다. 초록우산은 연말까지 매달 3명을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재학대 예방을 위한 멘토링프로그램(Smile Friend)도 추진 중이다. 20여 명의 멘토를 선정해 이들과 학대 피해 아동들을 연결해, 문화체험, 정서·학습 등 생활 전반에서 1 대 1 밀착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학대 신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현장조사 및 상담요원을 위한 차량도 갖췄다.

아동학대 예방(CAP) 프로그램도 좀 더 내실화된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교육센터는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CAP 프로그램을 2009년부터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만9000여 명의 교사와 부모, 아동이 교육에 참가했으며 올해는 연말까지 3만2000여 명이 교육받을 것으로 보인다. 초록우산은 올해 예산을 추가로 배정해 교사와 부모를 위한 가이드북, 아이를 위한 워크북, 명찰과 수료증, 스티커 등을 제작해 배부하기로 했다.

이수경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장은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가정 등에는 꾸준히 후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으나 폭력이나 학대에 노출된 아이들에게는 사회의 관심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학대를 경험한 아이들이 어려움을 딛고 커 나갈 수 있도록, 또 학대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취재지원: 아이에스 동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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