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산진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립 어린이집 건립에 대해 인근 민간어린이집·유치원이 운영난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학부모들은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정책을 반기고 있지만 민간어린이집 측은 설치계획에 대해 전면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구는 연지동 연지한신타워아파트 인근에 지상 2층 규모(부지 436㎡, 연면적 517㎡, 정원 100명)의 '부산진구 연지동 공립어린이집' 건립 공사를 다음 달부터 진행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내부에는 보육실 5개와 옥상 놀이터, 작은 도서관을 갖추는 등 설계를 마친 상태다.
하지만 최근 연지동 인근 민간어린이집과 유치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민간유치원 관계자는 "현재 민간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공립어린이집이 들어서면 인근 어린이집 등의 운영난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구청에서는 민간의 경쟁력을 갖추라고 이야기하는데 대기업과 구멍가게의 싸움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12일 구청을 방문해 공립어린이집의 정원을 절반 이상 줄이거나 애초 계획을 수정해 장애아 전담 어린이집 운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구는 민간어린이집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공공보육시설 확충 같은 정부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공립어린이집 설치는 필요하다"며 "공립어린이집 운영 계획 수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부산진구에는 모두 17곳의 공립어린이집이 운영 중이다. 부산진구의 전체 어린이집의 보육충족률은 88.93%로 지난해 연말 전국 평균 보육충족률인 86.4%와 비교했을 때 216명의 증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연지동에는 공립어린이집이 없다.
이에 구는 지난해 특별교부세를 확보해 부지 매입을 위한 재원을 마련했다. 올해 초 구의회의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승인을 받고 총 사업비 16억4200만 원을 투입해 오는 11월 완공할 예정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내년 1월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민간어린이집·유치원의 집단이기주의적 행태를 비판하는 지적이 많다. 3, 7살 두 자녀를 키우는 임선아(여·35) 씨는 "맞벌이 부부 입장에서는 보다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선호한다"며 "국공립어린이집 건립을 놓고 민간어린이집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밥그릇 싸움으로밖에 볼 수 없다. 학부모들에게 먼저 의견을 묻고 결정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