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난 우려 반대 만만찮아

부산 해운대구 해변로와 신시가지를 연결하는 해운대과선교(약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올 연말까지 동해남부선 복선화(선로 이설) 완료에 따른 해운대구 우동 올림픽교차로~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 구간(9.8㎞) 폐선을 앞두고 과선교 인근 주민들이 철거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8일 오후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과선교 밑. 모처럼 맑은 날을 맞아 주민들과 피서객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지만 과선교를 따라 늘어선 20여 곳의 상점의 분위기는 어두웠다. 과선교에 가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데다 과선교 위로 자동차 행렬이 끊이지 않아 소음과 진동이 잦았다. 기차가 지나갈 때의 울림도 상당했다.

김우길(62) 씨는 "지역 주민들은 동해남부선 철로와 과선교에서 발생하는 소음·진동은 물론 지역 자체가 슬럼화되면서 개발이 지체돼 재산상의 피해를 감수해왔다"며 "철로가 폐선되면 과선교의 명분도 사라지는 만큼 철거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한 지 20년도 채 안 된 다리를 철거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막대한 철거 비용과 교통난 가중 등을 우려하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해운대과선교는 왕복 4차로(폭 15m), 총 길이 360m로 1996년 1월 22일 준공돼 17년 동안 해운대해수욕장과 신시가지를 연결해왔다.

이에 따라 해운대구는 부산시가 추진 중인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확보 및 활용 방안과 별개로 전문기관 용역을 통해 과선교 철거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시는 현재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공원 조성 계획을 세우고 전체 부지의 93.4%에 달하는 국유지의 무상 사용을 놓고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배덕광 해운대구청장은 "과선교는 지역 발전을 저해해 왔으며, 동해남부선 철로가 폐선되면 유용성이 소멸한다"며 "철거 비용 등 타당성 확인을 위해 연구기관에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당성이 확보되면 주민들 요구를 수용해 과선교를 철거한다는 것이 구의 기본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