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외국에서 일어난 외국인 범죄에 대해 한국의 관할권을 인정하고 검찰 구형을 넘어선 판결을 내렸다.
부산지법 형사8단독 신헌기 판사는 중국의 카드사기 조직원으로부터 위조된 신용카드를 받아 한국에서 사용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사기)로 레이몬드(40·싱가포르인) 씨에 대해 징역 1년 6월을, 위조 신용카드를 취득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황모(47·중국인) 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피고인들에 대해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으나 법원이 더 엄격한 처분을 내린 것이다.
재판부는 "황 씨는 위조 신용카드 취득 후 입국 과정에서, 레이몬드 씨는 위조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과정에 적발됨으로써 실질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조직적, 지능적 범죄일 뿐 아니라 국제적 신용카드 거래 질서를 문란하게 한 것으로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피고인 레이몬드 씨는 지난 5월 2일 밤 11시께 중국 상하이 푸동국제공항 옆의 한 여관에서 중국의 카드사기 조직원으로부터 '대한민국으로 가서 위조된 신용카드를 사용해 유명 백화점 명품시계 등을 구매한 뒤 이를 중국으로 반출해주면 돈을 주겠다'는 취지의 제의를 받고 위조 해외비자 신용카드 44장을 취득했다. 그는 다음 날 오후 2시36분께 부산의 모 백화점 명품매장에서 위조 카드를 사용해 907만 원 상당의 손목시계 1개를 구입하는 등 5회에 걸쳐 1021만 원 상당의 물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피고인 황 씨도 지난 5월 2일 오후 1시께 중국 상하이버스터미널에서 중국의 카드 사기조직원으로부터 위조한 신용카드 42장을 취득한 뒤 한국으로 입국하다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