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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Ⅱ 해외 사례로 본 해법 <3> 한국과 미국의 인식 비교

원장 자질·사후조치 관대한 한국, 검증 절차·사전예방 엄격한 미국

  •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  |   입력 : 2013-07-03 19:26:36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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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퀸즈 플러싱에 위치한 뉴욕아동센터에서 전문상담사가 아이들과 그룹 놀이를 하고 있다. 뉴욕아동센터 제공
- 한국, 경력만 있으면 위탁자 선정
- 학대 저질러도 3심제, 현업 계속
- 자폐아 치료비 대부분 가정 부담

- 미국, 알바 뽑을 때도 한 달 검증
- 학대 의심 땐 즉시 업무 손 떼야
- 장애아 양육 정부서 대폭 지원

지난 4월 말 발생한 부산 D공립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처리가 진행되면서 한국의 아동학대 예방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번 회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아동학대에 관한 인식 차이를 비교·분석해 개선점을 모색해 보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미국 뉴욕의 대표적인 아동학대예방기관인 뉴욕아동센터(Child Center of New York·뉴욕 퀸즈)의 도움을 받았다.

■아동학대에 관대한 '한국' 변해야

부산 D공립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을 조사한 부산 수영구의회는 지난 2일 '수영구 어린이집 운용실태 행정사무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제대로 된 위탁심사가 이뤄지지 않아 자질 없는 위탁자를 걸러내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장 경력만 있으면 별다른 검증 없이 원장에 채용되고, 해당 원장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보육교사를 채용하다 보니 교사의 자질도 담보하지 못하게 된다는 얘기다. 반면 미국에서는 아동 관련 업무에는 심하리만큼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거친다. 심지어 아동 관련 기관에서 서류 작업을 하는 아르바이트를 결정할 때에도 한 달 정도의 검증 기간이 걸릴 정도다. 철저한 검증을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아동학대를 저질렀을 때 후속조치 측면에서도 차이가 크다. 미국에서는 아동학대를 저질렀다고 의심되면 곧바로 해당 업무에서 손을 놓아야 하며 무죄로 판명돼야 현업에 복귀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아동학대를 저질렀더라도 법원에서 최종 범죄사실이 확정될 때까지 현업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3심제를 채택하고 있어 짧게는 수개월 동안, 길게는 수년 동안 업무를 할 수 있어 제2, 제3의 피해도 우려된다.

뉴욕아동센터 아시안클리닉 윤성민 부실장은 "한국에서는 어린이집 운영이 돈이 된다는 생각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아동 보육보다는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측면이 있다"며 "정부는 땜질식으로 인력을 활용할 것이 아니라 인력 양성과 배치에 빈틈 없이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비용 절감엔 예방이 '효자'

초등학생 자폐아에게 지원되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의료비 일부를 제외하면 비용 대부분은 각 가정에서 마련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부자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은 별다른 지원을 하지 못할 수 있어 얼마라고 꼬집어 밝히기 어렵다. 반면 미국에서는 연간 12만 달러(1억3800만 원)나 지원한다. 게다가 이 비용의 97%를 정부에서 지원해 주기 때문에 각 가정에서는 3%(약 414만 원)만 마련하면 돼 별다른 걱정 없이 아동을 양육할 수 있다.

이 같은 차이는 사회적 비용에 대한 견해 차이에서 비롯된다. 우리나라는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에 큰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반면 미국은 예방하는 데 큰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윤 부실장은 "미국은 장애 아동을 방치했다가 평생 먹여 살리는 것보다 어릴 때 지원해 병을 빨리 낫도록 돕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미국은 0~5세에 엄청난 지원을 하고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도 이 같은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 "부모의 아동학대 예방 의지 가장 중요"

■ 넬리 뉴욕아동센터 이사

- "사회적 지원 보태져야 실질적 성과"

   
"아동학대는 부모가 멈추고, 변화를 추구할 때 개선됩니다."

뉴욕아동센터 총책임자인 넬리 마트(사진) 이사는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외부 기관에서의 지원도 아동학대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결국 부모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부모의 의지가 발현된 이후에는 사회적 지원이 보태져야 구체적인 서비스 지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아동센터는 1953년 비영리 상담기관으로 설립된 이래 우울증, 자살, 학교 부적응, 정서 불안, 아동학대, 약물중독, 음주운전 및 이민생활에서 오는 어려움 같은 문제에 관해 아동·청소년·성인 및 그 가족에게 심리치료 약물치료 심리검사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또 "피치 못해 가족이 떨어져 지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아동에게 가장 좋은 환경은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이라며 "지역 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면 아이뿐 아니라 가족 전체를 치료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대해 "워크숍을 통해 가족을 지원하는 기관이 있음을 널리 알리고, 부모가 사회적 활동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예방·상담 서비스와 구체적인 서비스 지원 공간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아동학대는 부모 양육 스트레스와 밀접"

- 윤성민 뉴욕아동센터 부실장 논문
- "사회적 지원이 스트레스 해소 효과"
- 명상·운동 등 꾸준한 실천 권장

   
아동학대가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논문이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뉴욕아동센터 아시안클리닉 윤성민(사진) 부실장은 최근 필라델피아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제출한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논문에서 뉴욕에 사는 아시아인 이민자 부모 259명을 연구한 결과 양육 스트레스가 많은 부모일수록 아동학대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표본 평균 나이는 41세였으며, 여성이 78.4%로 다수를 차지했다. 인종별로는 한국인이 85명(32.8%)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인(30.9%) 인도인(19.3%) 방글라데시인(9.3%) 소수민족(7.7%) 순이었다.

논문을 보면 아동학대를 일으키는 원인은 복합적이어서 한 요인이 아동학대의 주범이라고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부모의 심리적 문제, 약물 남용, 나이, 교육 수준, 자녀의 장애와 까다롭고 민감한 성격, 경제적 어려움, 아동학대에 관한 가치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아동학대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육 스트레스는 아동학대를 일으키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그는 "부모는 양육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모가 양육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자신의 행복을 지켜내는 동시에 자녀를 성공적으로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관리에 효과가 입증된 방법에는 마음 챙김 명상, 요가, 운동, 취미활동, 종교활동 등을 꾸준히 실천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또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와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대화를 나누거나 효과적인 양육기술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에 등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는 "사회적 지원이 스트레스를 덜 느끼게 하고,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양육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자녀를 학대하거나 방임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배우자나 가족 친구 부모 등으로부터 실질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서도 "D어린이집에 근무한 교사들도 어린 시절 부모나 교사 등으로부터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

취재지원: 아이에스 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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