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부·도의회 협조가 관건
- 사실상 해산조례 철회 어려워
- 관계기관 비협조시 진통 예상

경남도가 1일 진주의료원 해산조례를 공포함에 따라 이와 관련된 법적·행정적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 됐다. 이제는 법인 해산과 더불어 부채청산 등만 완료되면 의료원은 역사 속으로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보건복지부의 해당 조례에 대한 대법원 제소와 국정조사, 주민투표(예정) 등 해산조례를 반전시킬 카드가 남아있기는 하다. 하지만 대법원 제소의 경우 판결까지 상당한 기일이 소요되는 데다, 주민투표 역시 까다로운 조건에 예산낭비 등 비난여론도 높아 조례 철회를 관철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는 조만간 박권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을 청산인으로 선정, 본격 청산작업에 들어간다. 관심의 초점은 진주의료원의 매각과 부채정리다.

도가 밝힌 의료원 부채는 279억 원에 이른다. 인건비와 약품대 등 운영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도는 의료원 건물과 토지(6000억 원 추산)를 매각해 부채를 먼저 정리한 뒤 나머지 금액으로 서부권 등 낙후지역의 공공의료 확충에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의료원 매각과 관련, 가급적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에 매각해 의료시설을 유지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부지 전체를 주거지 등 다른 용도로 바꿔 일반인에게 매각해야 해 특혜시비 등 비난여론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산과정에는 난제가 산적해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의료원 건물과 부지를 매각하려면 이전 시 400억 원가량의 국비를 지원한 복지부의 승인이 불가피하다. 복지부가 조례 재의를 요구하는 등 도와 갈등을 빚고 있어 제때 승인을 해줄지 의문이다. 또 복지부가 청산과정에서 국비지원액 수령을 거부하면 청산절차가 마무리 되지 않아 의료원 건물 처리가 장기간 방치될 수도 있다.

경남도의회의 협조여부도 관건이다. 김오영 도의회 의장은 앞서 의료원 건물 활용을 두고 홍 지사와 다소 다른 견해를 밝힌 바 있어 마찰도 예상된다.

김 의장은 기존 의료원은 해산되더라도 노인과 산재환자 등을 위한 특성화 병원 등으로 전환해 공공의료의 명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의료원 규모를 대폭 줄이는 등의 방법을 활용하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찾는 묘안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홍 지사는 김 의장의 생각과 달리 특성화 병원 전환 등 매각 이외의 다른 방법은 전혀 강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어서 김 의장의 구상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