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경남 "0.3% 더 낮춰라"
- 0.1% 가치 317억 달해

통행량 부족으로 '혈세 먹는 하마'가 된 거가대교의 자본 재구조화 협상이 '0.3%' 금리를 놓고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금리를 0.1%만 낮춰도 300억 원 이상이 왔다갔다 하는 탓에 부산시·경남도와 거가대로 운영권을 인수하려는 금융권이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26일 현재 양 시·도는 ▷거가대로 시공사이자 운영사인 GK해상도로(대우건설 컨소시엄) ▷GK해상도로에서 거가대로 운영권을 인수하려는 KB자산운용과 자본 재구조화 협상을 진행 중이다.

자본 재구조화란 GK해상도로의 거가대로 운영권 매각을 허용하는 대신 MRG(최소운영수익보장)를 폐지하는 것이 핵심. 부산시와 경남도는 KB자산운용이 거가대로를 인수하면 투자원금에 대한 이자와 운영 적자분(운영비-통행수익)만 보전(SCS)해 주는 쪽으로 합의한 상태다. 통행량이 미달해도 예상수익률 12.78%를 무조건 메워줘야 했던 MRG 방식과 비교하면 양 시·도의 재정부담이 3분의 2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사업수익률(금리)'을 둘러싼 이견이다. KB자산운용은 초기 협상에서 9.01%의 금리를 요구했으나 '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관리운영권 매각을 불허하겠다'는 부산시·경남도의 경고에 4.64%까지 낮춘 상태다. 거가대로 운영권이 앞으로 38년 남은 점을 고려하면 금리 0.1%의 가치는 317억 원에 달한다. 4.64%의 사업수익률을 기준으로 하면 양 시·도의 재정부담은 MRG 방식 때의 5조6000억 원에서 3조8000억 원가량으로 줄어든다. 양 시·도는 그러나 "저금리 추세인 만큼 금리를 0.3% 이상 더 낮출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반면 KB자산운용은 버티기에 들어간 상태. 더욱이 최근 미국과 중국발 금융 불안으로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짐에 따라 KB자산운용 측이 자본 재구조화 협상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는 설마저 제기돼 힘겨루기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이달 말 협상이 잠정 타결되면 다음 달 초 '거가대로 운영방식 변경 실시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거가대로는 실제 통행량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부산시와 경남도가 매년 수백억 원대의 추가 재정부담을 떠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