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불평등은 부산 동·서 양극화의 결정판이라 부를 만하다. 빈부와 계층의 차이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불공평하게 만들고 있다. '가난하면 쉽게 아프고 일찍 죽는다'는 명제가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 해운대구 반송 1, 반송 3동
- 서부산보다 높은 사망비 등
- '이웃'간에도 불균형 명확
- "금연·절주 등 사업 한계
- 지역별 건강정책 나와야"
# '사망비' 높은 9, 10분위 비율
- 서부산 30.5%
- 동부산 10.9%
본지 취재팀은 부산 214개 읍·면·동을 연령 표준화 사망비가 낮은 순으로 1~10분위까지 줄 세웠다. 사망비가 가장 높은 9, 10분위에 서부산권 동의 30.5%가 포함됐다. 반면 동부산권의 9, 10분위 비율은 10.9%에 불과했다. 이는 '부산빈곤리포트Ⅰ'(본지 2010년 4월 20~22일 보도)에서 분석한 기초생활수급자 서부산권 쏠림 현상과 다르지 않다. 당시 수급자 비율이 높기로 20위 안에 들었던 사상구 모라3동, 영도구 동삼3동, 해운대구 반송3동, 북구 덕천1·3동, 동구 범일4·5동, 사하구 다대1동, 서구 아미동 등은 이번 분석에서도 사망비 9, 10분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구·군 내 인접한 읍·면·동끼리도 사망비는 크게 차이 났다. 서·남·북·해운대·사하·금정·연제구 등 무려 7개 구에 1분위와 10분위 동이 혼재했다. 동·서 경계뿐 아니라 이웃 동네 간에도 넘지 못할 건강의 벽은 있었다. 이 역시 '부산빈곤리포트Ⅰ'이 발견한 '빈곤의 섬'과 매우 유사했다.
■해운대도 '아픈 곳' 있다
경제적 여유만큼이나 건강함을 자랑하는 해운대구. 그러나 반송1동과 반송3동을 들여다보면 같은 해운대구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송정동과 함께 빈곤층 밀집지역인 이들 동은 표준화 사망비가 각각 133.8, 126.5나 된다. 이 때문에 해운대구 양쪽 끝은 서부산권보다 더 높은 사망비를 보인다. 가장 건강한 동네와 그렇지 못한 동네를 함께 가진 셈이다.
역시 구 전체로는 높은 건강수준을 보이는 연제구에도 '외딴 섬'은 있다. 연산1동은 사망비가 가장 높은 10분위다. 전체 읍·면·동 중 201위다. 그러나 바로 옆 거제1동은 사망비가 81.7에 불과한 1분위다. 전체 순위는 18위로, 연산1동과 183계단 차이다.
금정구에는 구서2동 부곡3동 장전3동 등 1분위 동이 3개나 있지만, 이들 동 주위를 7~10분위 동들이 에워싸고 있다. 정책이주촌인 서동을 중심으로 불평등의 그림자가 짙다.
■죽음은 이웃도 차별한다
서구는 7~10분위 동들이 세로로 길게 이어져 있다. 하지만 중앙 부분의 부민동은 건강 상태가 좋은 1분위다. 부민동 위쪽으로 동대신1·2·3동의 사망비도 각각 93.7, 93.5, 83.0으로 비교적 양호해 불균형이 명확하다.
북구는 화명3동을 끼고 위쪽 금곡동과 아래쪽 덕천동이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보인다. 덕천동의 사망비는 124.3으로 부산에서 10번째로 높지만, 화명3동은 73.8로 6번째로 낮다. 화명신도시가 개발되면서 빈곤층이 대거 인근으로 밀려난 영향이 크다.
사망비 1분위와 10분위 동을 2개씩 보유한 사하구도 신평1동과 신평2동이 극명하게 대치하는 양상이다.
홍영습 동아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예방부터 질병 진단과 치료까지 못사는 동네는 의료 접근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결국 경제적 문제가 건강 불평등을 불러온다"며 "금연·절주 등의 일반화된 사업이 아니라 지역별로 차별화된 건강증진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