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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하며 로비에서 농성 중인 노조원들이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 파견공무원 출입 원천 차단
- 道, CCTV 청테이프로 가려
- 돌발상황 대비 경찰 배치도
28일 경남 진주시 초전동 진주의료원. 홍준표 경남지시가 이날 한 언론사와의 회견에서 31일까지 폐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의료원 안팎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건들면 툭 터질 듯한 팽팽한 기운이 의료원 전체를 휘감고 있었다. 홍 지사는 이 인터뷰에서 "지금 남아있는 노조원 60, 70 여 명이 가장 극렬한 사람들인데, 더는 방법이 없다"는 말로 폐업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날 박권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파견 공무원 10여 명이 본관 건물로 들어가려 했지만 노조가 정문을 걸어 잠그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24일부터 이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지난 23일 경남도 공무원들이 사전 상의도 없이 입원 중인 치매환자의 강제퇴원을 시도했다가 보호자의 항의로 무산된 뒤부터다. 노조는 의료원 1층 로비와 연결되는 출입문 3, 4곳을 막은 채 출입자들을 선별하고 있다. 70여 명의 직원들은 수개 조로 나눠 24시간 의료원을 점거한 채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1층 로비에는 이불과 담요 베개가 널려 있었고, 일부 직원들이 식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직원 김모(40) 씨는 "식당이 운영되지 않아 직원들이 집에서 쌀과 반찬을 가져와 직접 밥을 지어 먹고 있다. 샤워는 화장실에서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날은 갑작스럽게 몇 분 동안 전기가 나가면서 경남도 파견 공무원들이 무슨 일인지 확인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등 긴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전은 노조 측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전기 발전기 시험가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원들은 경남도가 환자 3명과 농성 중인 조합원들을 쫓아내고자 '용역 깡패'를 투입한다는 소문에 긴장하기도 했다.
노조의 저지로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남도 파견 공무원들은 인근의 의료원 장례식장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해 사용하고 있다. 전 관리과장 등 퇴직한 10여 명의 직원도 일을 돕고 있었다. 무슨 일을 하느냐는 물음에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경남도는 노조원들이 시설물을 점거한 채 출입을 막는 것은 불법으로 판단하고, 이 부분에 대한 고소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의료원 주위에는 돌발상황에 대비해 경찰이 배치되어 있었다. 경남도는 지난 26일 경찰에 진주의료원에 대한 시설물 보호 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노조와 경남도는 현관 출입문과 외곽의 응급실 쪽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 렌즈에 청테이프가 붙어 있는 것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경남도 측은 "노조가 CCTV를 파견 공무원들의 출근을 막는 데 활용하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한 조치일 뿐 별다른 이유는 없다"고 해명했다.
반면 노조 측은 "시설보호 요청이 이뤄진 상황에서 공권력을 투입하기 위한 준비"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보건의료노조 울산 경남지역본부 안외택 본부장은 "홍 지사의 이날 발언에서 보듯 경남도는 현재 폐업을 하기 위한 절차와 과정을 밟고 있다"며 "정상화를 위한 논의가 없는 한 공무원들에게 의료원의 문을 열어 줄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