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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부산시교육청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교육부, 교육청 같은 교육 당국의 일방적 교육정책에 의한 교권침해가 심각한 만큼 교권 회복을 위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진우 프리랜서 |
- 年 120시간 연수 등 큰 부담
- 교원평가와 맞물려 압박감
- 인사점수에 올인하는 현실
- 승진제도부터 바로잡아야
교권침해 문제를 다룬 석사 이상의 학위논문이나 연구논문을 검토하다 보면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교사와 연구자들이 '일방적인 교육정책 및 교육 당국에 의한 교권침해'를 주요한 항목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 현장에서 흔히 인용되는 교권침해의 정의 자체가 '교육행정기관, 상급자, 동료, 학부모, 학생 등이 학교교육활동과 관련하여 교원의 법적인 교육할 권리와 사회·윤리적인 권위 내지 교원의 전문적 권위를 침해 또는 무시하는 행위'(2007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토론회 자료 중) 등으로 돼 있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 시민이 교권침해라는 말만 나오면 '학부모와 학생에 의한 폭력·폭언'부터 떠올리는 상황에서 교육 당국의 일방적 정책이 교권침해의 비중 있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은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예민하게 반응했다.
■과도한 연수 부담과 평가제도
"우리 학교는 교사가 1년에 연수를 120시간은 받게 돼 있거든요. 부산시교육청은 '120시간 이상 연수'를 권고사항이라 하지만 사실 이게 교육부 정책인 학교평가 및 교원평가와 맞물려 있어요. 어쨌든 해내야 하는 거죠." 부산 사상구 A중학교의 교단 경력 20년인 김미영(가명) 교사는 "현재의 학교 형편에서 120시간은 현실적으로 과도한데 이걸 채우지 않으면 교육부의 시·도 교육청 평가나 학교 및 교원평가 결과가 나빠지기 때문에 종일 온라인 연수를 듣느라 컴퓨터 앞을 벗어나기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중학교 교사는 "지난해부터는 교육부가 학교폭력대책의 하나로 학교스포츠클럽을 각급 학교가 진행하도록 했는데 사회 교과 담당인 나도 농구를 지도하고 있다"며 "이것 말고도 아이들상담과 수업준비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시간을 내기가 힘드니 스트레스를 받고 허탈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부산진구에 있는 특성화고의 박성훈(가명) 교사는 "교육부가 특성화고의 취업률을 챙기는 정책을 강화한 뒤로 교육 당국에서 '주 18시간 이상 근로'도 취업률에 포함하라는 공문이 왔다"며 "이른바 '알바'까지 통계에 넣으란 얘긴데 이런 난데없는 정책이 교사들을 힘들게 하고 에너지를 소모시킨다"고 말했다.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가 폭언 폭력 등 직접적인 게 많다면 교육 당국과 정책의 침해는 업무량을 갑자기 증가시키고 큰 스트레스를 일으켜 교사의 자존감과 의욕을 꺾는다는 특징이 있다.
생활지도부장을 맡고 있다는 C특성화고 남자 교사는 "최근에 세어 보니 교내에 학교폭력이나 급식 등과 관련된 각종 위원회가 30개에 달하고 내가 직접 생활지도담당으로 회의에 들어간 위원회만 22개였다"고 말했다. '위에서' 내려오는 즉흥적인 정책·시책이 학교 현장과 교사에게 얼마나 큰 부담을 주는지 짐작하게 해주는 사례다.
■승진제도 개선부터
인천대 교육대학원 김빛나라 씨는 2012년 석사논문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고등학교 교사의 교권 인식에 대한 조사 및 분석'에서 서울 경기 고교 교사 260명을 설문 조사했다. 여기서 '교육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국가의 정책이 교권확립을 저해하는지' 물었더니 54.6%가 '매우 그렇다', 38.5%가 '그렇다'고 답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지난해 11월 전국 교사 107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교직에 회의를 느끼는 데 영향을 주는 정도'를 물었을 때도 '교과부의 교육정책이 영향을 많이 끼친다'는 답변이 97.8%였다. 교사들이 당국과 정책에서 받는 교권 위협과 스트레스가 통계로도 드러난 것이다.
한국수석교사회 안병철(온천초 수석교사) 회장은 "현재의 교원승진제도는 매우 경직돼 있어 승진하기 위해서는 상담·수업·교육 자체에 몰입하기보다는 승진점수 따기에 몰두해야 하는 현실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교원의 승진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한 접근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