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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피멍 드는 동심 <2> 어린이집 아동학대 예방, 제도·의식 개선 병행해야

내부 고발자 해고·재취업 박탈…열악한 처우가 무책임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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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 폭행사건이 발생한 부산 수영구 D공립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6명이 지난 13일 본지 기자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보육교사가 불의 신고하면
- 언제 잘릴지 몰라 불안감

- 4~5세 반 최대 23명 맡아
- 교사 동의 없이 초과보육

- 원장, 경력 낮은 교사 선호
- 일 배우기 전 격무 시달려
- 법정 근로시간 초과 다반사

어린이집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서는 교사의 업무를 가중시키고 학대 신고를 가로막는 불합리한 제도 개선과 함께 교사의 의식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유명무실한 신고의무제

2011년 12월 부산 북구의 한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밥에 벌레가 나오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것을 본 보육교사 김모 씨는 이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알렸다. 이를 알게 된 부모들은 어린이집을 방문해 격렬하게 항의했다. 사건이 있었던 후 어린이집 측은 내부고발자 색출에 나섰고 CC(폐쇄회로)TV를 판독해 제보한 김 씨를 해고했다. 김 씨의 악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어린이집 원장들 사이에서 해당 CCTV 화면이 공유되면서 김 씨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결국 김 씨는 수개월 동안 백수 신세로 지내야 했다.

학대 대상자가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어린이집에서의 경우 아동학대 사건을 가장 먼저 인지하는 것은 다름 아닌 동료교사들이다. 실제 보육교직원은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로, 학대를 보면 신고해야 하며 미신고 또는 거짓 신고하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 앞에서 양심적 행동을 하기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올해로 7년 차 어린이집 교사 이모 씨는 "내부 고발자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취업이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누가 신고를 하겠느냐"고 털어놓았다.

■학대 부추기는 교사 열악한 처우

보육교사들의 열악한 처우가 제도적 문제로 꼽힌다. 이런 환경에 노출된 일부 교사들이 홧김에 아이들에게 손을 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영유아보육법에는 현재 보육교사 1명당 만 1세 미만은 3명, 만 1세는 5명, 만 2세는 7명, 만 3세는 15명, 만 4·5세는 20명을 책임지게 돼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초과지침에 따라 연령대마다 2, 3명의 아이를 추가로 받게 되면 만 4, 5세 반 교사는 1명이 최대 23명까지 원아를 맡을 수 있다. 이 경우 보육교사의 동의가 있어야 하지만, 상당수 어린이집은 그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초과보육을 시행하기 일쑤다. 3년 차 보육교사 윤모 씨는 "문제의 수영구 D어린이집 역시 원장이 교사 동의 없이 초과보육을 강행한 것으로 안다"며 "교사 한 명에게 동의도 없이 7~23명의 아이를 맡기는 건 대책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어린이집 수가 급증하면서 연차가 낮은 교사들이 대거 쏟아진 점도 문제다. 더군다나 상당수 어린이집은 인건비 부족을 이유로 경력이 낮은 교사를 선호하고 있다. 실제 수영구에 있는 4곳의 국공립어린이집 교사(32명) 56%에 해당하는 18명이 3년 이하의 짧은 경력자들이다. 이들 상당수가 일을 제대로 배우기도 전에 격무에 시달리면서 불성실한 보육 습관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보육교사들은 '어린이집 운영시간=교사 근무시간'으로 보는 시각도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하고 있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어린이집의 운영시간은 오전 7시30분에서 오후 7시30분까지로, 상당수 보육교사는 오전 8시30분부터 6시30분까지 법정근로시간(8시간)보다 2시간 많은 시간을 근무하며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보육교사 황모(3년 차) 씨는 "아이들의 식사를 챙기다 보면 점심시간조차도 업무의 연속"이라며 "차량 보조, 보육일지 작성 등 부가 업무를 하느라 퇴근 시간을 놓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아동 학대를 학대로 보지 않는 교사들의 의식도 문제다. 아동학대는 크게 정서적 학대와 신체적 학대, 방임 및 유기, 성적 학대 등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교사들 상당수는 아동학대에 관한 인식이 부족해 학대 가해자가 되기 쉽다. 부산아동보호종합센터 최광민 상담사는 "북구 어린이집의 사례처럼 몸에 좋은 깻잎도 아이가 먹기 싫어하는 걸 강제로 반복적으로 먹이면 학대가 된다"며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피해 학부모 간담회


- "폐쇄적인 운영 구조·자질 검증 없는 위탁선정이 문제"
- "부모 출입 막고 창문 블라인드…신규 신청 땐 현장심사 불가능"

   
부산 수영구 D공립어린이집 전경.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어린이집 아동학대를 바라보는 부모의 눈은 어떨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본지는 지난 13일 원아 폭행사건이 발생했던 부산 수영구 D공립어린이집 만 1세반 학부모 6명과 간담회를 열었다. 부모들은 폐쇄적인 어린이집 운영 구조, 자질 검증 없는 위탁선정 과정이 어린이집 아동 학대를 불렀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간담회의 물꼬를 튼 것은 어린이집의 폐쇄성이 이번 원아 학대 사태를 부추겼다는 지적이었다. 개원 당시 D 어린이집 원장 민모 씨가 어린이집의 전면 개장을 약속했지만, 이후 어린이집 내 부모의 출입을 통제하고 창문에도 블라인드를 설치했다는 것이었다.

이날 학부모들은 "어린이집 방문을 요청해도 일주일 전 사전 약속을 하지 않으면 방문조차 불가능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학부모는 "들어갈 수도, 들여다볼 수도 없었기 때문에 어린이집 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부모로서는 알 길이 없었다"며 답답해했다.

국공립어린이집 위탁과정에 관한 질타도 이어졌다. 현재 국공립어린이집 위탁자의 선정은 보건복지부의 표준안에 따라 신청자들의 운영 계획·과거 운영 실적·재정 능력 등을 고려, 관할 구청의 보육정책위원회에서 점수를 매겨 최고 득점자를 선정한다. 이 과정에서 정책위원들이 재위탁자에 한해 어린이집을 방문해 현장심사를 시행하지만, 신규 위탁을 신청하면 현장 심사가 불가능해 의미가 없다.

학부모 전모 씨는 "어린이집에서 아동 학대가 상습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이를 주도·방조한 원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적절한 인성 평가 방법을 찾아 위탁자 선정 과정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최소한 국공립어린이집만이라도 보육교사 심사에 학부모가 참여하고, 위탁과정에 신청자의 과거 어린이집 재직 당시 평정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체벌 사각지대 학원

- 처벌은 벌점 2점뿐…시교육청 지도·점검 매뉴얼조차 없어

때려서라도 성적만 올리면 된다는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학원 체벌이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부산 수영구에서 학원교사가 초등학생 A(10) 양을 구타한 사건(본지 지난 4일 자 6면 보도)과 관련,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해당 학원교사와 학원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네티즌의 서명이 줄을 이었다. 작성자는 "학원은 정말 '법의 사각지대'더군요. 해당 학원에는 교육청에서 부과한 벌점 2점이 전부라고 합니다"라며 "초등학교 5학년(10) 아동인데 맞은 장소가 학원이라는 이유로 너무 솜방망이 처벌 아닌가요. 관련 법 강화가 시급합니다"라고 호소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원 체벌이 위험 수준을 넘나드는 것으로 보고 가혹행위 강사에 대해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해당 학원도 제재하는 등 엄단하겠다는 방침을 지난 6일 발표했다.

이와 달리 부산지역 학원가에는 체벌과 관련한 지도·단속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시교육청은 체벌이 확인된 학원에 벌점을 부과(1회에 2점, 2회에 4점 등)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한 행정처분은 마련하지 않아 손을 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교육청은 학원 체벌에 관한 지도점검 매뉴얼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원 체벌이 발생하더라도 아동복지법상 학원장을 비롯해 관계 교사는 수사기관과 아동전문기관에 알려야 하는 신고의무자(위반 시 과태료 300만 원)이지만 이 사실을 몰랐다면 면책되는 점도 악용될 소지가 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15일 "아동학대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만큼 벌점 상향 조정 등을 통해 학원 체벌에 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취재 지원: 아이에스 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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