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울산 자매 살인 사건'의 피고인 김홍일(27)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부산고법 형사2부(이승련 부장판사)는 15일 여자 친구와 그의 여동생을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김홍일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 1일 항소심 선고가 예정돼 있었으나 신중한 판단을 위해 2주일 연기된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여자 친구로부터 결별 통보를 받자 분노를 참지 못해 여자 친구의 여동생을 살해한 뒤 다시 돌아와 여자 친구를 12차례나 찔러 살해했다. 범행이 잔인하고 냉혹해 피해자들 및 유족들에게 평생 치유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입게 했다. 이 때문에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키는 중형에 처할 사정이 있음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음에도 이 사건 범행 이전까지 아무런 전과가 없었고, 주도면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다기보다는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인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방청석에서 재판 내내 눈물을 흘리던 유족과 친구들은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거칠게 항의했다. 유족들은 "어떤 죄를 지어야 사형을 선고하느냐"며 한동안 법정을 떠나지 못했다.

　김홍일은 여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한 데 앙심을 품고 지난해 7월 20일 새벽 여자 친구의 집에 찾아가 여동생과 여자 친구를 잇달아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다. 유족들은 지난해 9월 김홍일이 검거된 후 '김홍일 사형촉구 서명운동'을 펼쳐 2만70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법원에 제출했고 1심에서는 사형이 선고됐다.